거리를 무대로 만든 30년, 부평풍물대축제 이야기
-부평풍물대축제 30주년-
2026-03-23 <발행 제360호>
부평의 가을은 풍물 소리와 함께 시작된다. 매년 가을이 되면 부평역에서 부평시장역까지 이어지는 부평대로는 꽹과리와 장구, 북소리로 가득 찬다. 시민들은 도심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풍물 공연과 퍼레이드를 즐기며 축제의 한가운데로 들어선다.
부평풍물대축제는 1997년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이어져 온 부평의 대표 지역 축제다. 주민과 지역 단체가 함께 만들어 온 이 축제는 이제 부평을 상징하는 문화 행사로 자리 잡았다.
풍물축제가 등장하기 전에는 매년 신트리공원과 백운공원에서 구민 체육대회가 열렸다. 그러다 시대가 바뀌면서 공연과 문화 활동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그렇게 1996년 10월 열린 행사가 ‘늘푸른 부평 문화예술제’였다. 신트리공원과 미군부대 B구역 야구장 부지에 설치된 무대에서 국악한마당, 청소년 사생대회, 어린이 장기자랑, 각종 초청공연 등 온갖 행사를 동시에 열었다.
◆ 1997년 신트리 공원에서의 풍물축제 화려한 개막
첫 풍물축제는 1997년 신트리공원에서 열렸다. 도심 한가운데에서 풍물을 주제로 한 축제가 열린다는 점은 당시 많은 시민에게 다소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축제에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적 배경이 담겨 있었다.
현재 아파트 숲으로 변한 삼산동은 과거 굴포천 유역의 물로 농사짓던 평야였다. 이곳의 농민들은 두레패를 조직해 농악을 연주하며 공동체 문화를 이어 왔다. 이 전통 농악은 오늘날 ‘부평두레놀이’라는 이름으로 전해지며 인천시 무형유산으로 지정·보존되고 있다.
◆ 거리로 나온 부평풍물대축제
풍물축제는 1997년부터 1999년까지 신트리공원, 지금의 부평공원 자리 등 지역 곳곳에서 열렸다. 그러다 2000년 축제를 계기로 큰 변화를 맞는다.
이 해부터 축제의 무대가 공원이 아닌 부평대로 거리로 확대된 것이다. 축제를 위해 왕복 8차선의 대로의 차량 통행을 막았고, 시민들은 평소 자동차가 가득하던 도로를 자유롭게 걸으며 축제를 즐겼다.
사람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풍물 소리와 함성이 도심을 채웠다. 이후 부평풍물대축제는 거리 퍼레이드와 풍물 공연을 중심으로 한 ‘거리축제’로 성장해 왔다. 지역 풍물패와 국내외 공연단이 함께 참여하며 도심 전체가 하나의 공연장이 되는 독특한 축제 형식을 갖추게 됐다.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퍼레이드 행사 ‘만만세’는 참여자들이 행진하며 지역의 화합과 다음 해 축제를 기약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 시민과 함께 만드는 대축제의 장
축제에는 공연뿐 아니라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지역 기관과 단체들이 체험 부스를 운영하며 어린이와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소방·경찰 체험, 전통놀이, 노래자랑 등 다양한 활동이 축제 현장을 채운다.
부평풍물대축제는 순탄한 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 2009년에는 축제 당일 새벽 국가적 비보가 전해지면서 일부 행사가 취소되기도 했다. 이후에도 2019년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과 2020년 코로나19 유행으로 거리 축제가 중단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2021년에는 비대면 영상 축제로 진행됐지만, 풍물의 흥과 현장의 열기를 완전히 전달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축제는 2022년에 이르러 다시 거리로 돌아오며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오늘날 부평풍물대축제는 수십만 명이 찾는 대규모 지역 축제로 성장했다. 풍물 공연을 중심으로 전통과 현대 문화가 어우러지며, 산업도시로 알려졌던 부평이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되새기는 문화 행사로 자리 잡았다.
이제 축제는 30주년을 앞두고 있다. 부평풍물대축제의 가장 큰 의미는 도심의 거리를 시민들에게 돌려주고, 그 공간을 모두가 함께 즐기는 축제의 무대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풍물 소리로 시작된 거리 축제는 30년 동안 지역 공동체를 하나로 이어 왔다.
앞으로도 부평의 가을은 변함없이 풍물 소리와 함께 시작될 것이다. 그리고 그 소리는 거리를 가득 채우며 또 다른 축제의 시간을 만들어 갈 것이다.
※ 부평풍물대축제 30주년을 맞아 ‘부평사람들’에서는 축제의 역사와 의미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 이 기사는 <인천투데이>가 2025년 4월부터 연재 중인 ‘사진 속 부평’ 가운데 ‘부평풍물대축제’ 관련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했다. 해당 연재는 성기창 부평구 사진 담당 주무관의 구술을 토대로 박진영 주무관이 대필했다.
자료관리 담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