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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라는 선물 - 글 변아람(삼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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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7  <발행 제3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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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있는 이름이 당연히 내게도 있지만, 내 이름으로 불린지 오래전이다. 애들 키우랴 살림하랴 정신없던 10여 년의 세월과 함께 내 이름 석 자도 흐려져 간다고만 생각했다.
화창한 어느 날, 몇 년 만에 도서관에 갔다. 들어가 보니 플라스틱 회원증에서 전자 회원 인증으로 바뀌어 있을 정도로 시간은 꽤 흘 러 있었다. 재가입을 하고 책을 몇 권 빌렸다. 그 과정에서 나는 내 이름 석 자를 몇 차례 들 었다. ‘아, 그래. 나도 종종 내 이름으로 불리 고, 이렇게 책도 읽으며 글도 쓰고 미래를 꿈 꿨던 청춘이었지!’ 자기 이름 불리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그 낯선 3음절에 괜스레 생 동감이 돌았다.
집에 돌아와 빌려 온 책을 읽는데, 문득 떠 올려지는 사람이 있었다. 서로 상처를 주고받 았고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로 인해 만나 기 꺼려진 사람. 어디서 동명이인을 보거나 비슷한 모습의 사람만 보아도 소스라치게 놀 라던 사람, 연락 없이 지냈던 사람이었다. 그 런데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보니, 읽던 책의 페이지를 멈추어 잠시 생각 짓게 할 만큼의 가치는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
무엇 하나 내놓을 것 없이 단조롭고 무미건 조했던 세월은 나에게 이런 선물을 한 것일까. 무엇보다 내 이름 석 자의 소중함을, 그리고 다시금 떠올리는 너의 이름 석 자를. 어디선 가 우연히 만나도 이제는 못 본 척 눈길을 피 하는 것이 아니라, 나긋한 목소리로 너를 부 를 수 있을 것 같다. 누군가가 불러주는 이름 에는 힘이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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