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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느리게 사는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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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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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된 우리 집 고물차가 그동안 어쩌다 한 번씩 문제를 일으키더니 지난주부터는 아예 정비공장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어째 안 그렇겠습니까?
사람도 나이 들면 이곳저곳 안 아픈 곳이 없는데 이 차도 벌써 10년이 넘었으니 충분히 그럴만하지요.
차 없이 생활한지 1주일째입니다. 있을 땐 너무나 당연한 듯 고맙다는 생각도 들지 않더니 막상 차가 없으니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우선 버스를 타고 출근해야 합니다. 버스를 타게 되면 이리저리 흔들거리는 것도 견뎌야하고 혹시 늦지나 않을까 수시로 시계도 쳐다봐야 합니다. 옆자리에 낮선 사람이라도 앉으면 어쩐지 불편하고 신경이 쓰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사흘째가 되자 조금씩 변화가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일단 시야가 넓어지고 몸이 편합니다. 듬직한 버스 운전기사님께 몸을 맡기니 내 마음에 여유가 생기네요. 깜빡깜빡 졸기도하고 음악도 듣고 차창을 통해 거리의 풍경도 감상하는 여유도 생겼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옷차림이나 머리모양도 살피게 되고 거리의 간판도 눈여겨보게 되고 새로 오픈한 가게의 할인광고도 보게 되고 말입니다.
운전을 할 때면 도로와 신호등 외에는 잘 보이지 않던 것들이 버스를 타게 되자 한꺼번에 많은 것들이 내 두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번 주 금요일에 맡겨둔 차를 찾으러 오라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당분간은 주차장에 모셔두고 버스로 출퇴근해 보려합니다.
지난 1주일 그동안 무심히 보아 넘겼거나 미처 알지 못하는 것들이 너무도 많았다는 것을 깨달은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조금 느리게 천천히 가는 것도 나름 괜찮다는 생각이든 일주일 이었습니다.

이주환(삼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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