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동아리 ‘도드리’ 열세 번째 시집 발간
-작은 것이라도 피워내자-
2025-03-27 <발행 제348호>
‘도드리’는 장애가 있는 시인들이 모여 시를 쓰며 삶의 고통과 기쁨을 담아내는 특별한 동아리이다. 동아리 회원 8명은 대부분 심한 장애를 갖고 있지만, 불편한 몸과 마음을 극복하고 시를 쓰며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취재기자 김혜숙
‘도드리’는 지난해 12월, 열세 번째 시집을 발간했다. 이들의 시는 단순한 글이 아닌, 장애가 있는 이들의 삶과 경험을 진지하게 풀어낸 결과물로, 그들의 몸과 마음으로 살아낸 시간의 결실이다.
회원들은 시를 쓰면서 자신을 채우고 세상을 다시 이해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말한다. 시 속에는 그들의 기쁨과 고통, 진실함이 그대로 담겨 있다. 장애를 안고 살아가지만, 긍정적인 사고를 통해 생활 속에서 느끼는 것들을 글로 표현하는 일은 그들에게 큰 의미가 있다.
처음부터 쉽지 않았던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시를 쓰는 일이 더욱 어렵고 깊어진다고 한다. 이들은 시를 쓰기 전에는 잘 느끼지 못했던 계절의 변화, 세상살이의 소소한 이야기, 말하지 못한 마음속 상처들까지도 놓치지 않고 시로 풀어낸다.
정용기(56세, 삼산동) 회장은 시집 발간에 큰 도움이 된 김청하 강사와 공간을 제공해 준 삼산종합사회복지관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우리 동아리 회원들이 성격은 달라도 의리와 단합된 마음으로 함께 시를 쓰고 있다. 시가 나오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서로를 아끼며 함께 하자는 마음으로 끝까지 이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용기 회장은 언어장애와 함께 손과 발을 사용할 수 없는 장애를 가지고 있어, 휴대전화를 바닥에 놓고 흔들리는 손으로 쓰고 다시 고쳐 쓰는 글쓰기 작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수십 시간을 거쳐 시를 완성해 낸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동아리의 시심은 앞으로도 더 깊고 단단해질 것이다. 시를 다시 고쳐 쓰는 과정에서 내면의 아름다움이 더 깊어지고, 서로 사랑하는 동아리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자료관리 담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