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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국제교류음악회

-부평을 넘어 세계와 하나 된 선율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국제교류음-

2023-11-01  <발행 제3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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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공연장은 일순 침묵에 빠져들었다. 미세하게 흘러나오는 바이올린 선율, ‘어메이징 그레이스’. 어둠 때문이었을까. 선율은 청중들 가슴속으로 깊게 파고들었다. 음악은 어둠을 갈랐고, 사람들 마음속에 또 다른 빛을 선사했다. 햇살이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지난 10월 4일, 부평아트센터는 세계를 향해 작은 음악회를 쏘아 올렸다.

 

+ 취재기자 고영미

 

악보, 음정, 박자. 악기가 무엇이든 연주에 있어 가장 필요한 요소다. 악보를 읽고 정확한 음 을 내며, 박자를 맞추는 것은 연주의 기본이다. 하지만 연주자가 시각장애인이라면? 그들은 출발점이 다르다. 악보를 읽을 수 없기에 음계 하나하나를 누군가 알려줘야 하고, 연주자는 이를 모두 암기해야 한다. 건반을 두드리거나 현을 파지하는 것도, 지휘자를 보며 박자 맞추기도 어렵다.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이하, 혜광오케스트라)의 특별함이 여기에 있다. 독주도 어려운데, 단원 50명이 함께 연주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그 어려운 일을 해내는 혜광오케스트라 단원들. 단원은 혜광학교 학생, 졸업생, 교사, 외부 참 여자로 구성된다. 어린 학생부터 대학생, 혜광학교 교장 선생님까지 참 다양하다. 오케스트라가 혜광학교 소속이 아니라 광명복지재단(대표이사 명선목) 산하기관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번 연주회는 세계 여러 나라 시각장애인과 함께했다. 한국, 일본, 홍콩, 대만, 이스라엘의 음악가들이 참여했다. 혜광오케스트라는 홍콩시각 장애인오케스트라(지휘 Timothy To)와 협연도 했다. 세계적 명성을 가진 다카요시 와나미(일본)는 가을에 어울리는 바이올린 선율을 들려주었고, 대만의 황위시앙은 현란한 피아노의 세계로 관객을 이끌었다. 이스라엘 샬바밴드는 리드미컬하고 열정적인 음악을 보여 주었다.
깊은 울림의 끝. “시각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기를 바란다.”라는 이석주 콘트라베이스 연주자(혜광학교 교장)의 말이 가을 하늘과 오버랩된다. 오늘 우리는 문화도시 부평을 향해 작은 발걸음을 하나 더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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