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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 고무신 - 강금옥(십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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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8  <발행 제3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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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 해를 돌아보니
가장 또렷한 건
툇마루 끝에 놓인
검정 고무신 한 켤레입니다

 

젖은 흙길 걷다 돌아오신
아버지의 발
잠시도 쉬지 못했던
어머니의 발

 

그 고무신을
내 두 손으로 닦아드리던 날
무엇을 알았겠습니까
그저 흙을 닦았을 뿐이데
지금 생각하니
그건 사랑이었습니다

 

고무신 하나에
삶이 묻어 있고
침묵 속에서
정이 흘렀던 시절
           

두 분 다 이젠
먼 길을 걸어가셨지만
저는 아직도
그 툇마루에 놓인
검정 고무신을 생각합니다

 

그리움은 낡지 않고
추억은 더 깊어만 가니
이 어버이날
마음으로 다시
그 신을 닦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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