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반려견 동이는 열여섯 살 - 이미숙(십정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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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30 <발행 제349호>
우리 집 반려견 동이는 나이가 열여섯 살로 추정되는 수컷 말티즈 믹스견이다.
한 살 무렵에 유기견으로 동물병원에서 안락사될 위기에 처했을 때 시어머님의 구출로 우리 집으로 오게 됐다.
우리 집에 오기 전에 보호자로부터 학대를 받았는지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커서 우리 집 식구들은 차례로 입질을 당했고, 제일 많은 물림의 대상은 나였다. 시어머님은 발뒤꿈치를 물렸고, 아들은 입술, 남편은 코를 물리기까지 했으며, 나는 셀 수도 없을 만큼 손과 다리, 허벅지 등 온몸이 상처투성이였다.
지금은 나이가 많아서 눈도 잘 안 보이고, 귀도 잘 안 들리고, 다리에 힘도 없어서 배뇨와 배변도 패드에 제대로 하지 못하고 거실 아무 데나 볼일을 보고 있다. 급기야 기저귀를 채우는 상황에 처했고 개모차에 태워서 산책하기에 이르렀다.
동이와의 인연은 두 번의 가출에도 불구하고 각각 일주일 만에 동물병원과 동네 주민의 집에서 데려올 만큼 질기고 깊다. 여섯 살 무렵에 홍역에 걸렸을 때도 거액의 비용을 들여서 매일 주사와 약으로 정성껏 치료를 한 결과 뒷다리를 질질 끌고 다닐 만큼 심했던 상태가 멀쩡히 걸어 다닐 정도로 호전됐다.
지금도 홍역의 후유증으로 한 달에 한 번꼴로 마비 증세가 오는데 3~5분 정도 경련을 일으키면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듯하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정상으로 돌아오는 걸 보면 신기할 정도다. 본의 아니게 가족이 되었지만 한번 맺은 인연은 절대 놓을 수 없기 때문에 동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널 때까지 끝까지 책임질 생각이다.
가끔 뉴스나 동물 관련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반려동물을 유기하거나 학대하는 장면을 접할 때 인간으로서 부끄럽고 미안하기 짝이 없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인간으로서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려고 노력해야 하고 생명이 있는 모든 것에게 함부로 대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반려동물을 키우기를 선택할 때는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각오로 시작하기를 권하고 싶다.
“동이야~ 우리 가족은 너를 끝까지 책임질 테니까 부디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살다가 편하게 떠나렴~^^”
자료관리 담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