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민들, 예쁜 아기 쑨 풍 쑨 풍 낳으시길 - 민경화(부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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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8 <발행 제341호>
가까운 주부들 모임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찾아뵙는 경로당 어르신들께 갔던 얼마 전, 한 할머니가 핸드폰에 담긴 당신 손자의 얼굴을 내미셨다. 그걸 본 옆 사람도, 또 그 옆 사람도 슬그머니 휴대전화를 꺼냈다. 덕분에 할머니들과 우리 주부들은 다 함께 아이들의 귀여운 얼굴을 돌아가면서 들여다봤다.
할머니들에게 손주는 백번 천번 들여다보고 어루만져도 부족함 없는 그런 존재이자 보물들이었다. 좀 전까지만 해도 그저 연세 드신 평범한 노인분들이었고, 누구는 일본에 가서 온천하고 왔네, 누구는 비싼 스마트폰을 샀네, 누구는 이마에 보톡스를 했네. 이런 말들만 나누던 어르신들이 갑자기 진짜 <할머니들>로 변해 버린 것이다. 화제는 계속 손자 손녀로 이어졌다.
“세상에서 손자처럼 예쁜 아이는 없을 것 같어. 난 집에선 손자 볼 때가 젤루 좋아”
나는 “그런데 손자들이 왜 그렇게 예쁘지요?”라고 할머니들께 여쭈어봤다.
할머니들은 망설임 없이 “내 새끼니까 예쁘지”라고 하신다.
그런데 언제부터였을까? 사람 새싹 숫자가 늘지를 않고 있다. 나라와 지방에서 갖은 대책을 세워도 뾰족한 성과가 없어 보인다. 아이를 낳으면 돈도 주고 이런저런 혜택을 주겠다고 아무리 외쳐도, 사람 새싹을 늘리기 위한 이런 배려와 조건을 전해 들어도 아이를 낳지 않으니.
일전에 뉴스에는 어느 기관에서 5월에 어린이날 선물을 무엇으로 받고 싶은지 물었다는 내용이 나왔다. 어린이들 응답 1위가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기기였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그때 동생네 조카들에게 어린이날 받고 싶은 선물을 물었다. 그랬더니 대뜸 “고모, 저는 동생 하나 주세요.”라는 주문이 들어 왔다.
앗, 스마트폰 같은 물건일 줄 알았는데 의외의 대답이었다.
그러고 보니 동생네도 아이가 겨우 하나뿐이었다.
아이가 원하는 대로 고모가 동생을 만들어줄 수 없어서 아쉽기만 했던 기억이 난다. 그 후 동생네는 다행히 아이를 하나 더 낳았다.
천지신명께서 우리 부평구민들 중 아이가 없는 집엔 꼭 예쁜 아가 점지해 주시고, 하나인 집은 동생이라는 예쁜 선물을 하나씩 더 주었으면 좋겠다. 둘인 집이 셋을 낳으면 더 좋고….
자료관리 담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