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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롱둥이 외손녀에게 - 문형식(부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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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5  <발행 제3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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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이 너는 훌륭한 의사와 간호사의 보살핌 속에 태어났지만, 외할아버지는 1950년 6·25전쟁이 일어나고 이틀 뒤인 6월 27일에 시골의 앞산 밤나무 밑 땅굴에서 태어났다. 외할아버지가 총각이던 시절에는 빠르면 스물셋, 늦어도 스물일곱 살이면 결혼하였다. 그런데 친구들이 모두 혼인한 후 서른하나에 장가들어 아들과 딸을 두었는데, 자녀들 또한 늦게 결혼하였을 뿐만 아니라 손자와 외손녀를 애타게, 기다리게 하였지 뭐겠니?
외할아버지에게 2018년은 꿈에도 잊을 수 없는 연도가 되었다. 그해 5월에는 손자 용이가 태어나고 8월에는 외손녀 향이 네가 태어남으로 인하여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황홀한 기쁨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서울 사는 용이는 사내여서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 소방차와 경찰차 등 자동차 종류인데 이 다음에 커서 운전사가 되겠다는구나. 그래서 뉴턴이나 아인슈타인처럼 과학자가 되어서 우리나라를 빛내는 사람이 되어보라고 일러주었더니 무슨 뜻인 줄도 모르면서 “누턴(뉴턴)이 사과 떨어지는 걸 보고요 만루(만유)인력을 발견했대요”라는 말을 하여 식구들을 놀라게 하였다.
외할아버지는 향이 네가 의사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전철을 타고 가서 동인천역 앞의 가천 이길여 산부인과 기념관의 전시물을 보여주기도 하고 이길여 박사님 형상의 마네킹과 셋이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리고 우리 인천의 인물로 한글 점자를 창안하여 맹인들의 세종대왕으로 존경받고 있는 송암 박두성(1888-1963)님의 업적을 기리는 인천시청역 훈맹정음 벽화 앞에서도 기념사진을 찍고, 유한고등학교 유한동산의 유일한(1895-1971) 박사님 동상을 보러 찾아가기도 했었다.
아무튼 음식을 골고루 잘 먹어 쑥쑥 자라고 ‘렛잇고’를 콧노래로 부르며 유치원에도 잘 다니고 파란 엘사 망토를 걸치고 엘사 흉내 내기를 좋아하는 향이 너는 커서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하는 직장인이 되었으면 싶다. 요즘 자기 이름 쓰기 등 한글 배우기에 한창인 재롱둥이 향이 너의 네 번째 생일 기념 축하 편지를 띄우는바 초등학생이 되어서 읽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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