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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사람 1년 차 - 글 최윤정(수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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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3  <발행 제3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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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렌트의 개념으로 생각한 우리는 작년 하반기 부동산 정책 발표 후 집값이 들썩이며 더 이상 거주하던 지역에서 집을 구할 수 없었다. 고민 끝에 대출과 가족의 도움으로 살던 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나 홀로 아파트를 샀고 부평사람이 됐다.
엄마는 당신이 집을 사신 것처럼 너무 좋아하시며 집 안 구석구석 정리하시고, 가족들이 소파와 건조기를 새로 사주고, 조카가 아이들 방 벽과 낡은 가구를 페인트칠하고 소품으로 인테리어를 해 주는 등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아늑한 집이 됐다.
아늑함에도 불구하고 12월 중순에 이사를 한 우리는 난방 시스템이나 대형 폐기물 처리 방법 등 많은 것이 다른 낯선 환경에서 아무 대비 없이 추운 겨울을 맞았다. 뽁뽁이가 무색한 겨울을 보냈고, 전에 살던 곳에 가족들이 모여 있고, 멀지 않아서 이사 온 후에도 처음에는 마트나 우체국 등을 전에 살던 곳을 이용했다.
날이 풀리면서 조금씩 주변이 보이기 시작했고 퇴사를 하면서 여유가 생기니 더 많은 것이 보였다. 나 홀로 아파트라 복잡하지 않고 부엌 작은 창문으로 보이는 나무와 반대편 베란다의 햇살이 여름철 아침에 보면 휴가를 와 있는 느낌이다.
집이 내는 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집과도 친해지고, 옆에 있는 공원을 지나 가까운 우체국도 가고, 집 근처 큰 마트도 가고 도서관도 가보고, 이음 카드도 만들고 점점 부평사람이 되어 가고 있다.
이사 오자마자 맞았던 겨울이 다시 온다. 한 번의 겨울을 지냈기에 어려움을 함께한 친구처럼 이제 이곳에서도 미리 대비하며 겨울을 잘 보낼 수 있을 거 같다.
외할아버지를 부평 할아버지라고, 셋째 외숙모를 부개동 외숙모라고 불렀던 기억이 난다. 어쩌면 나도 조금 지나면 부평○○○이라 불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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