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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님과 6·25 - 글 김지영(부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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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5  <발행 제3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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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님은 6·25 참전용사시다. 살아계실 때 시댁에 가면 거실 벽 한가운데 훈장 과 공로상 상장, 참전용사 패가 자랑스럽게 걸려 있었다. 훈장 밑에는 상장이 있었는데, 오래되어 글씨가 흐려지니, 아버님 이 흐려진 글씨 위에 진한 글씨를 다시 써 놓으셨다. 지금은 다 컴퓨터로 출력을 해 서 상장의 글씨가 세월이 많이 지나도 그 대로 남아 있지만, 옛날에는 글씨를 잘 쓰는 분들이 손으로 직접 쓰셨다. 아버님의 자랑거리였던 상장이 흐려지는 것이 안타까워 직 접 글씨 위에 써넣으신 것이다.
손자들이 13명이나 되는데, 군대에 입대할 때 마다 손자들이 인사를 드리 려 가면, 직접 기도를 하시고 아버님의 군시절 이야기를 해주셨다. “지금 은 군대 가는 것이 아무것도 아니다.”하 시면서 본인이 군대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93세가 되도록 잊어버리지도 않고 생생하게 말씀하셨다.
해마다 6·25가 되면 아버님은 태극기를 걸어 놓고 그때를 기억하시면서 “나라 잃은 슬픔이 얼마나 서러운지 아느냐. 너희들은 고마운 줄 알아야 한다.”라고 하 셨다. 그 시절 먹을 것이 없어서 군을 자원입대한 분들도 많았다면서, 손자들이 군대 에 가는 것을 자랑스럽게 남들에게 말씀하셨다.
올해 3월 4일 6·25 참전용사 한 분이 향년 94세로 세상을 떠나셨다. 커다란 태극기가 장례식장 맨 앞자리에 걸려 있었다. 코로나19로 장례식장에 오시는 분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조문객들이 물어 보면, “6·25 참전용사”시라 고 대답했다. 군 복무 중인 12번째 손자가 군복을 입 고 장례식장에서 조문객 을 맞이해 그 의미가 남달랐다.
6·25 참전용사이셨던 분 들이 통일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신다. 세상이 많이 바뀌어 가는데 우리나라의 통일은 먼일일까? 올해는 아버님의 6·25 이야기는 들을 수 없다. 훈장과 참전용사증만이 아버님을 기억하게 될 것 이다. 나라를 지켰던 이야기를 하실 때면, 목소리가 커지던 그 모습을 가족들은 떠올 릴 것이다. 아버님은 오늘도 하늘에서 우리나라의 통일을 위해 기도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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