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조리와 입학식 - 글 김지영(부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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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6 <발행 제299호>
15년 전, 3월 2일은 큰아들 초등학교 입학식 날이었다. 난 둘째 아들과 입학식에 참석했다. 학교 운동장에서 입학식과 반 배정만 하고 끝날 때였다. 학교 입구 태권도학원에서 작은 장식용 복조리 한 쌍씩을 나누어 주고 있었다.
둘째는 얼른 받고 신기하고 귀여웠던지 한 손에 꼭 쥐고 있었다. 무엇인지 아느냐고 물으니, ‘호미’라고 대답을 했다. 요즘 아이들은 복조리가 무엇인지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모른다. 난 웃으면서 “복조리란, 새해 집안에 많은 복이 들어오라고 걸어 두는 조리야”라고 설명했다.
조리는 쌀을 씻을 때 돌이나 이물질을 골라내기 위해 꼭 필요한 도구였다. 시대가 발전하면서 점점 사라지는 것들이 조리뿐만 아니다. 호미도 요즘 도시의 아이들은 잘 모른다. 박물관에 있거나 농사를 지을 때, 화단에 잡초를 제거할 때 사용하기 때문에 못 보고 자라는 아이들이 많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없어지는 물건들이 많아지면서 아이들은 옛날 물건을 신기하게 들여다보기도 한다.
입학식 날 왜 복조리를 주었는지는 생각해보니 아이가 복을 받길 바라고 학교도 건강하게 잘 다니길 바라면서 선물로 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년에는 코로나19로 입학식뿐만 아니라 학교에도 가지 않고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는 날이 많았다. 올 3월에는 학교 운동장에서 건강한 학생들이 입학식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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