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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큰언니 - 글. 성주화(일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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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24  <발행 제2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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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고 기다랗게 구불구불 꼬부라진 작고 야트막한 산밑에 자리 잡은 한적한 시골 농가.
밭둑길 사이로 멍멍 짖는 9월이의 인사를 받으며 큰언니의 삶을 더듬어 본다.
먹성이 좋아서 사료를 한 그릇 주면 게 눈 감추듯이 금방 먹어 치우는 식성 좋은 언니네 집 파수꾼 9월이. 9월에 만나 인연을 맺게 되어 9월이라 불리고 있다.
새끼들을 지키는 9월이 옆에는 흰색 털빛을 자랑하는 흰 강아지와 잿빛 색깔로 다듬어진 강아지가 어미 옆에서 큰언니의 따뜻한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여름날, 집 앞뜰과 뒤뜰 사이로 넓게 펼쳐진 밭에는 대파, 쪽파, 감자, 고구마, 양파, 고추, 들깨, 상추, 당귀, 배추, 총각무, 근대, 마늘, 땅콩 등 여러 가지 농작물이 심어져 무지갯빛으로 싱그럽게 뽐내고 있다.
한가롭게 놀고 있는 오리와 닭들. 비닐하우스 안에는 토끼 3마리와 외롭게 혼자 자리 지키고 있는 검은 고양이 1마리가 있다.
하루를 여는 이른 아침부터 저녁 땅거미 질 때까지 허리 구부려 땀의 결실을 위한 모종 심기와 지속적인 농작물 가꾸기 관리. 농작물들은 부지런한 주인 발걸음 속에서 건강하게 성장을 한다고 하지 않던가?
익어가는 가을 수확기에는 그동안 노력한 땀의 결과물 앞에서 문득 마음의 부자가 된다.
풍요로운 결실을 위한 큰언니의 작은 땀방울들의 아끼지 않는 시간 속에 어느새 주름 가득한 얼굴과 함께 흰머리의 소녀가 되어 나를 반겨주는 우리 큰언니.
‘내년에는 어떤 작물을 심을까?’ 하는 큰언니의 작은 꿈과 설렘 속에 자연과 벗하며 하루하루를 살찌운다.
큰언니의 삶을 풍요롭게 심어줄 수 있는 언니만의 밭. 큰언니만의 밭은 삶의 터전이다.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사는 큰언니의 전원생활은 노년의 꿈이 새록새록 피어날 수 있는 작은 즐거움이고, 행복한 노후로서 건강하고 활력 있게 해 줄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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