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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모과 - 이형우(부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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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6  <발행 제2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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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는 딴딴해서 안 상할 줄 알았는데
실내의 온도를 버티지 못하고
탱탱한 윤기를 잃어 가시네

 

어머니도 딴딴해서 안 아프실 줄 알았는데
흐르는 세월을 버티지 못하고
푸석 푸석 기력을 잃어 가시네

 

나무에 달린 모과를 멀리서 보면
노랗게 곱기만 한데
가까이서 보니 성한 곳 없네

 

어머니께 가끔 전화 드리면
아픈데 없으니 걱정 말라고 하시지만
성한 곳 없는 모과보다 더 성한 곳이 없네

 

어머니는
아버지는
퇴색의 순간까지 향기를 품은 모과를 닮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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