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플라스틱을 먹고 있다고요?! - 허인정(십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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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9 <발행 제2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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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다섯 살 딸아이와 뉴스를 보다가 빨대를 코에 꽂고 고통스러워하는 바다거북을 본 적이 있다. 아이는 왜 바다거북이 빨대를 코에 꽂고 있냐며, 아프겠다고 눈물을 글썽이며 걱정을 하였다.
바다 쓰레기에 대한 얘기를 얼핏 들은 적이 있지만, 자세한 내용이 알고 싶어 도서관에 들러 책 한 권을 빌렸다. 새로운 경로로 항해를 하던 선장이 커다란 바다 위의 쓰레기 더미를 발견하고 쓴 책이었는데, 읽는 내내 너무 충격적이라서 바다의 쓰레기에 대한 고민을 심각하게 해볼 기회가 되었다.
커다란 플라스틱이 바다로 가면 외부 자극으로 작게 부서지는데, 5mm 이하로 작아지면 유해 물질이 달라붙고, 이것이 물고기 먹이가 되며, 사람은 그 물고기를 잡아먹는다. 결국 사람이 바다에 버린 플라스틱을 우리 식탁에서 고스란히 먹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 사실을 알게 되니, 내가 오늘 먹은 생선 속에도 미세 플라스틱이 있었던 것 아닌가 싶어 뒤통수를 크게 얻어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2016년에 보고된 논문에 따르면, 2050년이 되면 바다에서 물고기보다 쓰레기를 더 많이 잡게 될 것이라고 한다. 내가 버린 쓰레기는 정말 생각지도 못하게 바다를 빠르게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었다. 죽은 새의 뱃속에서 발견된 많은 쓰레기는 인간의 미래 모습을 바라보는 것 같아 섬뜩했다. 지금 바다는 인간에게 ‘자업자득’이라며 비웃고 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소비량이 세계에서 제일 많다고 하니,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플라스틱 줄이기에 나서야 한다.
결국 땅 위의 쓰레기를 줄여야 바다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아이스크림 하나만 사도 담아주는 검정 봉지 대신 장바구니를 챙기고, 플라스틱병 대신 텀블러를 손에 들고 다니면 그만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이 살게 될 미래의 바다를 생각하면서, 우리 모두 지금부터라도 쓰레기 줄이기를 실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