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을 꼭 합시다! - 허복수(십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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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8 <발행 제2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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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내와 건강검진을 하러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환갑이 넘도록 감기 한번 크게 앓은 적 없고, 건강에는 누구보다 자신 있었기 때문에 별걱정 없이 건강검진을 마쳤습니다.
그런데 담당 의사가 암이 의심된다면서 큰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해볼 것을 권유했습니다. 그 얘기를 듣는데, 정말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더군요.
아무리 우리나라 사람 3명 중 1명은 암에 걸린다고 하지만, 그게 바로 내가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진 않지만, 흡연과 음주를 하지 않기 때문에 나는 암과는 전혀 상관없으리라 생각했지요.
자식들이야 다 자기 짝 찾아 잘살고 있으니 한시름 놓았지만, 무엇보다도 혹여 나에게 나쁜 일이 생기면 90세가 다 되어가는 노모가 얼마나 힘들어하실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평생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온 나에게 하늘이 왜 이런 시련을 주시나 원망스러운 생각도 들고, 한편으로는 ‘손녀들 대학 입학식은 보고 가야 할 텐데.’라는 생각도 들었지요.
그렇게 종합병원에 입원하여 정밀검사를 받고, 다행히도 전이 없는 2기 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진행 속도가 느리고, 초기인지라 수술로 완치할 수 있다는 의사의 격려 속에, 지금은 수술 후 회복기에 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정말 나에게 주어진 하루하루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내 가족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새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건강검진을 받지 않았다면, 암을 늦게 발견하여 손을 써보지도 못하고 병상에 누워 남은 노년을 보낼 수도 있었을 겁니다. 때론 귀찮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여 건강검진을 미루고 있는 분들이 계신다면, 지금 당장 건강검진을 받아보십시오! 건강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