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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결혼하지 않을까 - 김범수(십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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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30  <발행 제2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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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20년 지기 고등학교 동창생들의 모임이 있었다. 모두 7명이 모였는데, 나를 제외한 6명은 아직 결혼하지 않았다. 어쩌다 결혼 얘기가 나오면, 내일모레면 40인데 언제 결혼하고 아이 낳아 기르겠냐며 그냥 혼자 사는 게 편하다는 반응들이다.
사실 대학 시절만 해도 모두 밝은 미래를 꿈꿨었다. 다들 좋은 대학 나와 원하는 직업을 가졌으면 좋았을 텐데, 누구는 임용 시험에 실패하고, 누구는 회계사 시험에 실패하고, 그렇게 현실에 타협하며 원치 않는 중소기업에 입사했다. 다른 친구는 자의 반 타의 반 캐나다로 늦은 유학을 하러 가서야 겨우 자리를 잡았다.
친구들은 결혼이 자신들과는 거리가 먼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우선은 살 집이 있어야 결혼도 할 텐데 ‘억’ 소리 나는 집 마련부터 힘에 부치니, 처자식까지 먹여 살릴 자신도 없다는 것이다. 부모님은 또 그들대로 노후를 준비해야 하니, 결혼한답시고 손 벌릴 처지도 안되는 것이다.
결혼하려면 이러한 현실을 극복해 낼 수 있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필요한 것이다.
5년 전 나는 아내를 만나 이 “근거 없는 자신감” 하나로 결혼을 했다. 둘이 직장 생활하며 모은 7천만 원으로 전셋집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고, 알뜰한 아내 덕분에 얼마 전 내 집 마련에도 성공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은 미래에 대한 확신으로 변하고, 가족은 나의 원동력이 되어 꿈을 향해 달려나갈 수 있게 한다.
결혼이 선택사항이 되어 버린 이 시대.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어야만 결혼할 수 있는 오늘. 그런데도 나는 친구들과 아이를 동반한 가족여행을 오늘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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