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거리를 그리며 / 글. 박완희(부평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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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7 <발행 제2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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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부평으로 이사 온 지 35년이 흘렀습니다. 처음 왔을 때 동네 분들의 시골같이 순박한 인심과 순수한 마음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부녀회장과 반장일을 겸하며, 주민들과 소통하고 동장님을 비롯한 통·반장들과 단합해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성심성의껏 동네일을 봤습니다.
부녀회장들은 순번을 정해 등굣길 교통정리, 골목, 큰길 청소, 꽃길 가꾸기 등 그 어느 때보다 부지런히 발로 뛰며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1990년 사직서를 낸 뒤에도 집 주변을 비롯한 골목길을 늘 관리해왔지만, 요즘은 너무나 힘이 듭니다. 한동네에 살면서 사람들이 서로 합심해서 관리하는 것이 옳은 일이 아닐까요? 눈이 와도 관심이 없을 뿐 아니라 쓰레기는 남의 집 앞에 마구 버리는 등 일말의 양심도 찾아보기가 어렵네요.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규격봉투에 담아 놓으면 되는 것을 아무 때나, 아무런 봉지에, 심지어 음식물쓰레기까지 마구 던져놓고 가버리는 사람들은 어떤 마음일지 궁금합니다. 그것도 분리수거라도 해놓으면 되는데 말입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집을 나서지만 제일 거슬리는 것은 역시 무분별하게 방치되어있는 쓰레기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잘 분류하여 정리해두는 빌라도 있지만, 보편적으로는 분리수거는커녕 가장 기본적인 것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요즘 들어 엄동설한 그 추운 곳에서도 묵묵히 청소하시는 미화원분들을 뵐 때마다 ‘추운데 수고하십니다!’라며 인사라도 건네곤 하지만 마음이 무겁습니다.
누구는 버리고 누구는 치우고. 만약 이분들이 계시지 않는다면 이 세상은 쓰레기로 가득 차버려 더는 숨조차 쉬고 살아갈 수 없게 될 겁니다. ‘나 하나쯤이야’가 아닌 ‘나 하나라도’라는 마음으로 스스로가 깨끗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은 아닌지요.
깔끔한 거리, 깔끔한 내 집 앞 골목 등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은 누군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실천해 나갈 때 실현되는 것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