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봉산 둘레길
-백충기(부평구민)-
2016-06-24 <발행 제243호>
당 태종이 양귀비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살아서는 『비익조(比翼鳥)』가 되고 죽어서는 『연리지(連理枝)』가 되기를 천지신명께 빈다.”는 내용에서 비롯되었다.
집 근처에 산책할 수 있는 둘레길이 있는 것도 복이다. 인천 백운역에서 서쪽으로 산봉우리들이 연이어져 있는데 함봉산, 호봉산, 호명산, 철마산(천마산), 원적산… 등 봉우리마다 이름도 다양하다. 이 산줄기는 쭉 계양산까지 이어져 있는데 다 걸으려면 아마 5시간은 족히 걸릴 것이다. 이 산줄기는 등산로로 모두 이어져 있고 산줄기 좌우로 둘레길도 다양하게 조성되어 있어 개인의 걷는 능력에 따라 마음대로 선택하여 걸을 수 있어 좋다. 나는 집이 이 근처라 산책을 좋아하는 우리 부부는 컨디션에 따라 두 시간 코스, 혹은 세 시간 코스를 선택하여 일주일에 평균 두 번씩은 걷는다. [중략]
함봉산은 산 정상의 능선을 따라 예전부터 등산로가 있었는데 3, 4년 전인가 산 좌우 7부 능선 정도에 멋들어진 둘레길이 새로 조성되어 사람들이 이제는 정상의 등산로로 다니지 않고 오히려 이 둘레길을 더 애용한다. 이 함봉산 둘레길 중간쯤에 연리지(連理枝)가 있는데 인터넷에도 소개되어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중국 당대(唐代)의 대시인 백낙천(白樂天)이 쓴 대서사시 장한가(長恨歌)로부터 연유하는 연리지는 아시는 바와 같이 따로 자란 두 나무가 가지로 연결된 것을 말한다.
이야기의 본 고장인 중국 서안(西安/洛陽)의 화청지(華淸池)에도 가 보았는데 일부러 파 옮겼는지 연리지를 많이 볼 수 있었지만 그 어느 것도 우리 동네 함봉산의 연리지만 못하였다.
함봉산의 연리지는 3~4m 떨어져 있는 두 신갈나무가 팔뚝보다 굵은 가지로 연결되어 있는데 길이도 3m는 족히 되겠다.
여기에서 200~300m쯤 더 가면 조금 작은 규모의 연리지가 또 하나 있는데 어떤 이가 ‘행복한 나무’라 종이에 쓰고 코팅하여 줄을 꿰어 걸어 놓았는데 조잡하지만 저절로 미소가 흘러나오게 한다.
또, 함봉산의 함자는 컴퓨터 옥편에는 나오지 않는 조금 생소한 한자로 갈거(去) 옆에 범호(虎)를 붙여 쓴 글자이다. 호랑이 크게 울 ‘함’자이다. 이 글자를 보고 사람들은 ‘호’로 잘못 읽어 호봉산이라고 한 모양인데 함봉산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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