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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풀 - 한춘택(청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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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5  <발행 제2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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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장맛비가 온종일 내리더니 오늘 아침은 잠시 소강상태입니다.
하늘에는 검은 구름이 낮게 흐르고 잔뜩 찌푸린 후덥지근한 날씨지만 습한 바람 속에서도 비에 씻긴 나뭇잎들이 한결 푸르러 보였고, 저만치서 들려오는 작은 계곡의 물소리와 세월을 노래하는 매미 소리의 화음이 마음을 평화롭게 합니다.
숲 속을 아주 천천히 걸어봅니다.
평시에는 무심했던 물기 머금은 강아지풀이 오늘은 왠지 정겹게 다가섭니다.
꽃이면서도 꽃 같지 않은 강아지풀.
어릴 적 또래의 옷 속에 넣으면 송충이인 줄 알고 질겁을 하다가도 그 보들 한 감촉을 즐기기도 했던 동심이 떠올라 얼굴에 미소가 핍니다.
강아지 꼬리를 닮은 풀 하나를 뽑아 얼굴에 대어봅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 감촉은 그대로인데 지금은 그저 편협한 마음뿐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꽃을 꽃으로 보지 못한 마음 때문이겠지요.
내가 사랑의 마음으로 보면 강아지풀도 꽃으로 보이고 내가 미움의 눈으로 보면 그저 잡초인 것처럼 세상의 모든 일도, 사람과 사람의 사귐도 이와 별반 다름이 없는 것이 아닐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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