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운동
-한상대(경인로)-
2015-02-27 <발행 제2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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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실내운동이 싫어서 운동 공간을 부평공원으로 바꾸었다. 여러 가지 운동을 해 보았지만, 나이 먹어 가면서 걷기 운동이 가장 좋다는 의사들의 한결같은 의견에 걷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추운 날씨가 걱정이었다. 그리고 시간 때도 새벽 시간을 선택해야 했기 때문에, 여러 번 망설이고 나서야 집을 나선다.
늘어가는 뱃살을 보면, 내일로 미루기도 나 자신에게 미안했다. 올해 겨울은 더 춥다고 했지만, 겨울은 겨울이었다. 10여 분이 지났을까? 손끝이 시리고, 단단히 동여맨 모자 속으로 찬 기운이 엄습하기 시작했다. 추우니까, 한 바퀴만 돌아보고 가자! 일단은 마음을 먹었다. 추운 날씨에도 걷기, 달리기하는 사람들은 많았다. 장갑을 다시 한 번 고쳐 끼고, 폼 나게 걷기 시작했다.
한참을 걷다 보니 꽁꽁 얼었던 손발이 녹는 느낌이 들었고, 등에서는 땀까지 나고 있었다. 그리고 생각지도 않은 반가운 인사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누군가가 인사를 건네고 쓱~ 지나가는 것이었다. ‘나밖에 없었는데~ 누구한테, 한 건가!’ 순간, 기분이 참 좋아졌다. 산을 오르내릴 때 보면, 모르는 사람끼리도 힘을 돋우어 주는 의미에서, 인사를 나누기도 했었던 기억이 문득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좋은 기분을 안고, 한 바퀴를 더 걸어 보았다. 한 바퀴를 돌 때보다 빠르고 신나게 돌게 되었다. 그냥 가려던 발걸음을 멈추고, 윗몸일으키기 30개까지 덤으로 하고 새벽 운동을 마쳤다. 춥지만 나오기를 잘했다 생각했다. 다음날도 어김없이 새벽 운동을 나섰다. 그리고 또 인사를 받았다. 어리둥절했던 전날과는 달리, 나도 한마디 인사를 건넸다.
혼자만의 운동으로 생각했던 곳에서 생각지도 않는 타인과의 공감을 얻다 보니, 두 배로 더 기쁜 마음으로 운동하게 되었다. 세상은 함께 어울려 살 수 있을 때 더욱더 신 날 수 있는 교훈을 하나 얻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