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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공순이’를 박물관에서 만나다!

-선예란(굴포로)-

2013-12-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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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친정엄마 생신을 맞아 우리 집에서 조촐하게 모임을 하게 되었습니다.

모처럼 친정식구들과 밀린 회포를 푸느라 날 새는 줄도 모르고 새벽녘까지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역시 시집간 딸에게는 친정만큼 만만하고 든든한 백은 없구나 싶더군요.

시댁에서는 이것저것 조심하느라 꼭 필요한 말 아니면 실수하게 될까 봐 잘 안 하게 되는데 친정식구들 앞에서는 어떤 허물도 다 감싸줄 것 같은 생각에 목소리도 커지고 자연스럽게 수다쟁이가 된다는 게 자신도 놀랍기만 했습니다.

하루를 그렇게 보내고 아쉽게도 또 헤어질 시간이 다가왔네요. 헤어지기 못내 서운해 집 근처 공원을 잠시 팔짱 끼고 걷게 되었습니다. 참 다행인 게 집 근처 바로 옆에 부평역사박물관과 잘 다듬어진 아담한 공원이 있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박물관은 몇 번 다녀온 적이 있는데 다른 가족들을 위해 구경삼아 다시 들르게 되었지요.

마침 역사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특별한 기획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이름 하여 ‘소녀, 공순이 되다’ 였어요. 둘러보는 동안 큰언니와 엄마를 보니 어느새 눈시울이 촉촉해진 것을 엿볼 수 있었어요. 우리 큰언니가 이번 기획전의 주인공, 다름 아닌 공순이였거든요. 유년시절을 전형적인 시골농촌 마을에서 보냈는데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큰언니는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서울로 상경하여 의류봉제공장에서 온종일 미싱이라고 하는 재봉 일을 해야만 했습니다.

열대여섯 된 앳된 소녀들이 가족의 생계를 위해 푸른 꿈을 잠시 접고 생산현장에서 힘들게 일한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언니의 고된 노동과 희생이 있었기에 동생인 나와 오빠들은 편히 학교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새삼 언니의 지나간 삶이 애틋하고 미안하면서 고맙게 느껴집니다. 이제 희끗희끗 흰머리가 늘고 벌써 할머니가 되는 나이가 되어버린 언니, 언니에게 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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