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가 두렵지 않아요!!
-박희옥(산곡3동) -
2012-04-23 <>
며칠 전이었다.
봄 햇살이 비치는 가 했더니, 곧이어 뿌연 황사바람이 있을 거라는 기상청소식이 있었다.
나는 목을 헹굴 요량으로 양치질을 한 후 베란다 쪽으로 향하다 무심코 유리창을 보게 되었다.
겨우내 유리창에 덕지덕지 달라붙은 먼지로 인해 아주 엉망이었다.
새삼 봄바람이 유리 창문을 두드리면서 “유리창이 이게 뭡니까?”라며 비웃는 것 같았다.
나는 팔을 걷어 부친 채 베란다로 나가 방충망과 유리 창문들을 창문틀에서 어렵사리 떼어 내었다.
방충망을 세워놓고 살살 솔질을 해가니 먼지가 마치 송홧가루처럼 폴폴 춤을 추며 털려져 나갔다.
곧이어 유리 창문에 세제와 물을 뿌려가면서 뿍뿍 문지르고 닦아 내기 시작했다.
곧이어 집에 들어온 남편은 이 광경을 바라보더니 대뜸 손사래를 치면서 몸살 걸리니 그만 하라고 재촉을 했다.
“무슨 소리에요? 하던 것 마저 해야지. 당신도 그렇게 손을 놓고 있을 바에 이리 와서 같이해요.”
마지못해 들어온 남편도 나를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적극성을 보여줬다.
모처럼만에 요새 유행하는 케이 팝 댄스 음악을 틀어 놓은 채 유리창 청소를 하니 내 어깨가 저절로 들썩거려지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애초 예상치 못했던 청소라 온 몸이 뻐근할 정도로 힘은 들었지만, 뭔가 해냈다는 기분은 남녘에서부터 피어 올라오는 봄꽃 마냥 싱그럽고 산뜻함 그 자체였다.
“어때요? 환한 유리창이 보기 좋지요? 아무리 피곤하더라도 청소만큼은 그때그때 해야 할 것 같아요.”
“좋지. 앞으로 그 어떤 황사가 오더라도 유리창 청소만큼은 내가 도와 줄 테니 걱정 말라구.”
“고마워요. 아참, 내가 당신한테 줄 조그만 선물 있어요.”
“웬 선물?”
나는 약국에서 사놓았던 마스크를 꺼내 남편한테 씌워주었다.
“앞으로 황사가 심할 테니 외출 할 때 꼭 쓰고 다니세요.”
“고마워. 역시 당신이 최고야! 당신 덕에 이번 봄도 감기 없이 건강하게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아.”
그날 우리 부부는 아름답고 건강한 봄을 맞을 생각을 하며 봄나물이 올려 진 식탁에서 맛나게 식사를 하였다.
자료관리 담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