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달새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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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달새 노래
우리 집에 종달새 하나 살아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지지배배 지지배배
사람만 보면 지지배배 지지배배
오늘 저녁에도 퇴근한 저를 쫓아 다녀가며
이야기를 풀어 놓습니다.
“엄마! 엄마!”친구들이 다이어트를 한대.
그걸 선생님한테 말씀드렸더니 선생님이 그러셔
‘너네들은 왜 학교에 나오니?, 나는 급식 먹으러 학교에 온다. 급식 정말 맛있잖아.’
말씀이 끝나자마자 애들도 모두 '급식은 포기 못해요!' 하고 아우성을 했어"
“친구가 남자친구랑 헤어졌는데 일주일 만에 또 생겼대!”
“친구들이 나더러 많이 이뻐졌대!”
“친구가 친구 때문에 속상해 해.”
“소풍가서 할 춤 연습하고 있어. 옷은 뭐가 좋을까?”
……
눈을 마주쳐주지 않아도 속상해 하지도 않고
주저리 주저리 풀어 놓습니다.
먼훗날
아이가 커서 어른이 되어 가정도 꾸리고 직장도 다니고
할때쯤이면 내가 종달새가 되어‘내 노래 좀 들어 주세요’하고
주저리 주저리 풀어 놓겠죠.
그때 아이가 눈을 마주쳐주지 않아도 속상해 하지 말아야 할텐데 말이죠.
최영자(부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