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에 도착한 여고생의 선물상자
--
2020-06-01 <발행 제290호>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가운데 여고생이 마스크 기부를 위해 부평구청을 방문했다. 지난 4월 29일 구유진 학생(십정동, 가림고 3학년)은 선물상자를 들고 1층 안내대의 도움을 받아 복지정책과를 찾았다.
+ 취재기자 김지숙
담당자는 “선물상자를 열어보니 편지와 함께 마스크와 물티슈, 장갑 등 다양한 물건이 들어 있었어요. 마스크에는 한 장 한 장 세심하게 스티커도 붙이고 일일이 포장한 물건에 정성이 엿보이더라고요. 어린 학생인데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전했다.
유진 학생이 선물상자를 마련하게 된 계기는 두 달 전 친구와의 대화에서 비롯됐다. 여전히 마스크를 구하기 힘들다는 친구의 경험담을 듣고 어려운 이웃이 생각나 마스크 나눔을 결정했다.
이후 두 달여 동안 마스크를 하나씩 사서 모았고 가족들도 기꺼이 유진 학생의 뜻에 동참했다. 이보다 앞서 자신이 다니는 학교 인근 동 행정복지센터에도 이미 50여 장의 마스크를 기부했다.
유진 학생의 기부행렬에는 누구보다 아버지의 영향이 크다. “아버지께서 어려운 사람을 보면 지나치지 못하세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까진 아버지를 따라 오빠, 남동생과 함께 한 달에 한 번 보육원에도 방문했어요. 다른 사람을 돕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씀하셔서 저에게도 나눔이 이젠 자연스럽게 느껴져요.” 유진 학생의 향후 꿈은 사회복지 분야에서 일하는 것이다.
“처음엔 변호사가 되고 싶었는데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다른 사람을 직접 돕는 삶도 멋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선 코로나19가 지나가면 유기견 동물보호센터에서도 봉사해보고 싶어요.”
구 담당자는 “유진 학생이 어려운 할머니, 할아버지가정에 물품이 전달되길 희망하는 만큼 맡겨진 선물상자를 푸드마켓을 통해 꼭 필요한 어르신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전달하겠다.”라고 말했다.
자료관리 담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