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들의 ‘희망세상’
-전문의 진료부터 처방 약까지 한곳에서-
2019-11-08 <발행 제283호>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건강센터 ‘희망세상’은 매주 일요일에 문을 연다.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진료하는 이곳은 치과, 외과, 한방, 물리치료 등 진료에 이어 처방 약까지 한 곳에서 해결된다. 첫 내방 시 등록비 1,000원만 지불하면 모든 것이 무료이다. 자원봉사자 20여 명과 함께 간단한 조회와 쾌적한 환경정리로 환자를 맞이할 준비가 되면, 하나둘 이주민들이 모이고 접수가 시작된다.
+ 취재기자 정복희
한국 생활 5년 차 아브라함리쯕(32세, 이집트) 씨는 “왼쪽 배가 아프다는 친구를 데리고 왔는데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오늘 두 번째 왔습니다.”라며, 한글로 이름을 써 보였다.
세 아들을 데리고 진료하는 아내를 기다리는 함맘(35세, 이집트) 씨는 “주중에는 전남에서 일해서 병원에 갈 수가 없었어요, 아내의 눈과 치아가 안 좋은데, 친구를 통해 이곳을 알게 되어 다행입니다.”라고 안도했다. 한국 생활 1년 반 된 그는 연수구에서 살며, 4개월 전 그의 아내는 한국에서 막내아들을 출산했다.
의료봉사 10년 차 치과의 김영환 씨는 “오늘은 스케일링 기계가 말을 안 들어 조금 힘들었지만, 많은 이주민을 진료하다 보니 안타까울 때도 있습니다.”라며, “언어가 전혀 안 될 때는 한국어가 되는 친구가 통역으로 나서기도 하고 저도 짧은 영어와 몸짓으로 소통하기도 합니다.”라고 밝게 웃었다.
운영과 총괄을 맡은 간호사 유순화 씨는 “내방 환자들의 증상을 듣고 진료받아야 할 과로 안내하다 보면 타국에서 생활하는 고달픔이 느껴집니다.”라고 말한다. 황선영(27세, 약학대) 씨는 “인천시 약사회에서 봉사자를 구해서 시작하게 됐고, 이주환자들을 도울 수 있어 뿌듯합니다.”라며, 환자와 친절하게 대화를 이어갔다.
‘이주노동자 건강센터’는 치과의사회 인천지부(회장 주재환)에서 한국이주노동자 인권센터의 제안으로 2004년에 치과 진료를 인권센터 내에서 시작했다. 내과진료팀 ‘우정’, 한방진료팀 ‘동의보감’, 약국팀 ‘인천여약사회’, 보건의료단체 ‘건강과 나눔’ 등 5개 단체가 뜻을 함께해 공동운영비와 후원으로 2009년 부개동 ‘희망세상’이 문을 열었다.
해마다 ‘후원의 밤’이 있으며, 10월 27일에는 부개초등학교에서 ‘이주노동자 종합검진’ 행사가 오전 9시 30분부터 있을 예정이다. 문의 ☎ 010-8868-9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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