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이 마을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십정동 열우물마을, 마지막 잔치 ‘열정’-
2016-10-28 <발행 제247호>
인천의 달동네로 손꼽혔던 십정동 열우물 마을이 뉴스테이사업 부지로 선정돼 내년 초 개발을 앞두고 있다. 마을 골목길에서 만날 수 있던 담장 위 빨래도, 대문 앞에서 마주하던 이웃의 느슨한 풍경도 이젠 추억으로만 남게 됐다.
지난 9월 24일 열우물에서는 마지막 마을잔치 ‘열정’이 진행됐다.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는 ‘우물굿’을 시작으로 노래자랑, 다양한 공연이 펼쳐졌다. 마을 한쪽에서는 빈 점포를 활용, ‘열우물길 프로젝트’와 어르신들의 미술 전시, 유광식 사진작가의 사진 전시회가 열렸다.
축제가 막을 내리고 날이 저물 무렵 주민들은 아쉬운 듯 마을 곳곳에 앉아 담소를 나누며 여흥을 즐겼다. 마을에서 11년 동안 삶을 꾸려온 김종민(58) 씨는 “이웃과 헤어짐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파트가 들어서도 계속해서 축제를 이어가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이찬영 열우물마을잔치기획단장은 “어느 해보다 더 차분하고 자연스러운 잔치였다. 새로운 마을이 만들어진다는 것에 대해 아직까진 실감이 나지 않지만, 이 동네에서 또다시 이어질 테니, 아무쪼록 마을이 잘 정리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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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숙 취재기자
<사진설명>
‘해님방’ 어린이들이 축제를 위해 준비한 노래 ‘함께 걸어 좋은 길’을 열창하고 있다.
자료관리 담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