닳고 낡은 구두, 운동화 수선해드립니다
-우리 동네 구두수선의 달인 김광태 씨-
2016-03-25 <발행 제240호>
삼산동 현대아파트 앞, 한 평 남짓한 공간에 들어서 있는 구두정비센터. 18년째 한 곳에서 구두 수선, 열쇠 맞춤을 하는 김광태(70·삼산동) 씨의 가게다. 뭐든 싫증 나면 쉽게 버리는 요즘, 손때 묻은 물건을 아끼고 고쳐 쓰는 일이 더욱 소중하다. 그래서 김 씨의 가게는 알뜰주부라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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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숙 취재기자
34년 전 교통사고로 왼 다리를 잃고 한동안 절망에 빠져 살았다는 김광태 씨. 자신과는 반대로 오른쪽 다리를 잃은 친구의 구두 수선가게를 도와주면서 어깨너머로 수선일을 배워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고통의 시간을 뒤로하고 이 작은 가게를 열게 된 것이 크나큰 행복이라고 말하는 김 씨. 스스로 자신은 행복한 사람이라며 긍정의 힘을 전하고 있다.
목소리는 투박하고 몸의 움직임은 둔하지만, 그의 진심을 의심하는 이웃은 없다. 18년을 한결같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침 9시면 문을 연다. 차분히 수선을 맡기는 이유를 들어주고 수선과정과 결과를 미리 알려주다 보면 고객과는 어느새 이웃사촌이 돼 버린다.
그는 돈 버는 것보다 사람을 만나는 것이 더 좋다고 한다. 또 누군가를 위해 뭔가를 해줄 수 있다는 기쁨에 손님을 기다린다. 오로지 고객의 관점에서 꼼꼼하고 만족스럽게 수선해 주는 김 씨의 정성과 실력에 이곳은 동네 유일의 구두수선 가게로 명성을 얻고 있다.
그는 구두를 오래 신는 법도 알려준다. 먼저, 구두를 새로 샀을 때, 왁스를 발라두면 습기로부터 구두를 보호할 수 있다고 한다. 구두약은 최대한 얇게 발라서 닦아야 좋다. 너무 두껍게 바르면 공기가 통하지 않아 수명이 오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구두 바닥에도 구두약을 발라 비가 스며들거나 바닥이 닳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보관할 때는 반드시 신문지를 넣어서 구두 형태를 유지하도록 하고, 운동화는 무조건 물에 빠는 것은 좋지 않고 소재에 따라 세탁과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일할 수 있는 곳이 있어 기쁘고, 수선 잘한다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어 항상 고맙다. 여가에는 장애인들의 재활치료를 위해 몇 년간 봉사활동도 했다. 큰돈은 벌지 않지만, 재능만 있으면 충분한 일터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설명>
김광태 씨의 구두수선가게.
환한 미소로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일할 수 있는 곳이 있어 기쁘고, 수선 잘한다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어 항상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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