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2동 희망천 - 한전 고압선 공동보상금으로 마을 가꾸기
-마을 길 포장부터 CCTV 설치, 작은도서관 책 기증-
2015-06-29 <발행 제231호>
부평2동 희망천은 마을을 중심으로 좌, 우 양쪽으로 700m 구간에 상당량의 고압선이 흐르는 지역이다. 고압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직접 밝혀진 바는 없지만, 전자파가 인체에 좋지 못한 영향을 준다는 것은 기정사실로 인식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전력(이하 한전) 측에선 고압선이 흐르는 지역에 대한 ‘한전 송/변전 주변지원사업’의 하나로 각 세대에는 전기요금 할인혜택을 주고 있고, 일부 지역에선 마을 공동보상금도 지급하고 있다.
부평2동 희망천 역시 세대별 전기요금 할인혜택과 22통 공동보상금으로 3천4백여만 원을 받았다. 물론 사전에 한전에서 고압선에 대한 보상금 지급조건에 대한 공문이 발송되었고, 22통 박차희(이하 박 통장) 통장이 한 달 동안 집집이 돌아다니며 신청서류를 작성해 91% 접수라는 수고를 들인 덕분이다.
박 통장은 “돈이 결부되어 있어 말도 많고 민감한 문제였어요.”라며 마음고생 많았던 시절을 얘기한다. 친분이 있는 지인들은 함부로 나서지 말라는 조언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 통장은 “돈 문제야 투명하게 출처 밝히고 나만 떳떳하면 되지 않겠느냐.”라며, “욕먹더라도 공동보상금 받아 좋은 일에 써야겠다.”라는 각오로 일을 진행했다고 한다.
결국, 22통을 돌며 400장에 달하는 신청서를 접수해 받은 3천4백여만 원의 마을 공동보상금으로 마을 길 포장, 쓰레기 무단투기 방지용 CCTV 9대 설치, 희망천작은도서관과 경로당에 각각 200만 원씩 기증하고, 남는 돈으로 어르신들 음식 대접까지 계획하고 있다. 작은 동네라 일을 진행하며 말도 많고 잡음도 많았지만, 여러 사업으로 마을이 살기 좋아져 뿌듯하다는 박 통장이다.
한전 고압선 보상금 서류는 매년 접수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는데, 박 통장은 “작년에 힘들게 고생해서 받은 보상금으로 주민들이 혜택을 받았으니, 올해는 신청서 작성 및 접수가 수월할 것 같다.”라며 8년 차 통장의 패기를 보여준다.
/ 고영미 취재기자
자료관리 담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