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정을 느끼는 마을공동체
-‘마을 단오제’부터 홀몸 어르신 반찬 배달까지 -
2014-02-21 <발행제215호>
사람과 사람을 잇는 ‘마을공동체’
최근 삭막한 현실에 지친 사람들이 이웃과의 연대감 복원을 위해 ‘마을공동체’를 시도하는 곳이 많아졌다. 마을공동체는 주민 스스로 공유 공간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자발적인 소통과 참여로 삶의 질을 향상하는 사회적 활동이다.
마을공동체가 만들어지려면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자생적 운영 의지가 높은 마을이거나 주민이 합의해 마을의 장기발전계획 수립이 가능한 마을, 공동주제가 있어 내·외부 커뮤니티 형성 등이 가능한 마을이어야 한다.
마을공동체에서는 주거환경과 공공 공간 개선사업, 주민의 문화·교육·복지 증진 사업, 자연환경 보전과 재생사업 등 주민생활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업이 진행된다.
우리 구에서는 2005년 벽화 그리기와 소규모 마을단위 환경정화사업을 비롯해 지난해 마을공동체 만들기 공모사업지원까지 다양한 공동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여럿이 함께하는 ‘동네야 놀자’
청천·산곡동에는 마을공동체 ‘동네야 놀자’가 있다.
2001년 마을 경로잔치를 시작으로 청소년 문화 공간 ‘꿈터’ 개소, 결혼이주여성과 이주 노동자를 위한 한국어 교실, 홀몸 어르신 지원 사업, 어머니 한글 교실 등을 운영하며 주민들이 더불어 사는 동네를 만들어 나간다.
그중 세시풍속 사업의 하나로 해마다 치러지는 ‘마을 단오제’에는 온 동네 주민과 이웃이 참여해 축제마당을 이룬다.
“축제를 위한 자원봉사자만 해도 200여 명이 필요해요.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참여해 조직이 꾸려지면 맡은 부분에 대해서 스스로 책임을 다하죠. 이렇게 일을 치르고 나면 동지애와 자부심이 생겨 결속력이 더욱 단단해집니다.” 이용우 사무국장의 설명이다.
특히 축제에는 이주민들도 참여해 정체성을 찾고, 자기 나라 소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마을 사람들과 어우러진다. 아이들은 다문화를 이해하며 커 나가고 지역민은 이방인까지 끌어안는다.
세일고 학생들도 마을공동체와 함께해요
‘동네야 놀자’에서 2009년 시작된 홀몸 어르신 지원 사업은 지난해 11월 100회를 기념하며 4기를 마무리했을 만큼 활성화됐다.
주민들이 반찬을 만들면 이웃한 세일고 학생들이 배달을 맡는다. 1기 16명으로 시작, 2011년부터는 34명이 되었고 배달횟수도 월 2회로 늘었다.
학생들은 반찬 배달 뿐만 아니라 다양한 미션을 통해 어르신과 하나가 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1년 동안 스물네 번의 만남을 이어가며 책임을 다하고 정을 나눈다.
김 모 군은 “제가 사는 아파트 길 건너편에 이런 작은 골목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그리고 누군가가 이렇게 외롭게 살고 있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봉사를 통해 주변을 돌아볼 수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라고 말한다.
학생들은 스스로 발품을 들여 이웃을 향한 마음과 사랑을 키우고 있다.
김지숙 명예기자
자료관리 담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