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 옆, 그곳엔 그리운 이웃들이 살고 있다
-[연재 ④] 우리 동네 이야기 - 부평2동을 찾아서-
2012-06-21 <>
집 앞에 소담스런 꽃 화분들이 즐비한 곳. 골목길 여기저기 펼쳐진 삶의 흔적에서 사람의 따스한 손길이 느껴지는 곳. 부평2동이다. 부평2동 주민센터 양경모 동장은 “원 주민들이 많이 사는 동네이다 보니 이웃한 사람끼리 오순도순 끈끈한 정을 나누며 살고 있는 동네.”라고 말한다.
부평2동에는 ‘큰골’이라 불리는 곳에 인천에서 가장 큰 부평공설묘지가 있다. 1930년대 남구 주안동에 처음 생겨 1970년대 부평2동 현 위치로 이전한 이후 최근에는 부평가족공원이란 이름으로 많은 사람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 이곳은 세상을 떠난 가족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사계절 자연의 변화를 즐기며 산책하는 사람, 운동하는 사람, 공연·예술을 펼쳐 보이는 사람 등 주민들의 쉼터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사랑받고 있는 곳은 장소뿐만이 아니다. 이곳에서 40여 년의 세월을 함께하며 급수봉사를 하고 있는 부평2동 새마을 부녀회 회원들. 이들은 부평가족공원을 찾는 성묘객들에게는 고마움의 대상이다. 추석, 한식 등 명절 때마다 성묘객을 대상으로 급수봉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시설관리공단에서 정수시설을 갖춰놓고 있어 큰 어려움은 없지만 40년 전만 해도 산을 내려오다 미처 물을 준비 못한 사람들은 목마름을 애써 참아야만 했다. 그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새마을 부녀회가 나섰고 현재까지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김혜숙(65·7대회장) 씨는 “봉사를 시작하던 초창기에는 관리사무소에서 직접 물을 길어다 장작불로 보리차를 끓이고 식혀서 드렸다고 해요. 지금에 비하면 선배님들의 고생이 말할 수 없이 컷죠.”라고 전했다.
외지인의 발걸음에도 이렇게 살뜰히 챙겨주니 지역주민들에 대한 애정은 또 얼마나 각별할까.
새마을 부녀회 등 부평2동 각 자생단체들은 지역민에 대한 활동이 활발하다. 그 중 가장 두드러진 활동은 최근 추진하고 있는 ‘책 읽는 마을’ 조성사업이다. 그 일환으로 주민센터 2층에 작지만 아기자기한 북 카페 ‘다정다감’을 꾸몄다. 인근 남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는 독서동아리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독서를 생활화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주기 위한 일을 추진하고 있다. 3년 전 개관한 희망촌 작은 도서관에도 새로운 힘을 불어넣기 위해 주민들이 직접 나섰다. 후원금을 모아 새 책을 더 지원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도서관 이용자가 거의 없는 오전 시간을 활용, 2동 관내에 있는 10여개의 어린이집과 유치원 아이들을 초대하고 있다.
박재란(주민자치위원장) 씨는 “어르신들도 많고 어려운 분들도 많죠. 어느 동네나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동네의 가장 큰 장점은 서로를 돌아보며 정을 나누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그게 가장 큰 사업이자 자랑이죠.”라고 말했다.
김지숙 명예기자
자료관리 담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