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한자로 새로운 세상과 통하다
-‘인천여성민우회’ 한자강사양성프로그램-
요즘 전미경(47) 씨는 목요일 저녁이 즐겁다. 한자공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씨는 자격증 취득 이후 강사로 나설 예정이다. 그는 “한자공부가 최근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며 새롭게 도전하는 삶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6일 저녁 부평2동 ‘인천여성민우회(대표 신소영)’강의실에서 전 씨처럼 한자공부에 여념이 없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15명의 주부들은 강사의 말을 놓칠세라 흐트러짐 없이 연신 눈빛을 반짝였다.
이들은 지난 5월~8월까지 부평구가 지원한 2기 한자강사양성프로그램 ‘한자와 통하다’에 참여했었다. 하지만 3개월만으로는 배움에 대한 열의가 다 채워지지 않아 현재 자비를 들여 공부를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
이렇게 열심인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와 목적이 있다. 우선 한자강사를 목표로 둔 이들이 많다. 생활한자의 수준을 약간 뛰어넘는 3급 이상부터 강사의 자격이 주어지지만 준4급 이상이면 성적우수자 위주로 실습의 기회가 주어진다. 실습은 주민자치센터나 지역아동센터, 학교 등 다양하다.
교육과 실습은 박신아(신동 대표)강사가 맡고 있다. 박 씨는 11년째 이어온 한자공부 노하우를 교재에 풀어놓고 수업시간을 통해 수강생들과 함께 나누고 있다.
그는 “자격증은 본인 의지만 있으면 금방 취득할 수 있지만 1년 정도 넉넉하게 시간을 갖고 준비하는 것이 좋다.”며 “현장에서 바로 적용시킬 수 있는 교안위주로 강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역학에 흥미를 두고 있어 자기계발 차원에서 공부를 시작했다는 정옥경(46) 씨는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강사님의 열의 때문인지 저절로 몰입이 되어 공부도 정말 재미있어요.”라고 말한다.
박신아 강사는 “실제로 수강생들은 제가 긴장할 정도로 이미 상당한 실력을 갖추었다.”고 귀띔해 주었다.
수강생들이 한자공부를 이렇게 흥미롭게 이어나갈 수 있는 이유는 박 강사만의 독특한 강의법도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그는 “보통 부수 위주로 가르치지만 저는 형성문자 위주로 가르쳐요. 형성문자를 터득하면 부수를 외우지 않고도 획순원리를 알게 되죠. 또 역사적 이야기와 더불어 한자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어렵다고 느끼는 한자의 틀을 금방 깰 수 있는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늦은 밤, 글 읽는 소리와 함께 주부들의 꿈도 여물어 간다.
문의 ☎ 010-8867-0010/010-6546-5188
김지숙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