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우물, 오래된 미래를 꿈꾸다
-둥글넘실 풍성한 2011 열우물 마을잔치-
파란 하늘 아래 가을바람이 살랑대는 햇살 좋은날, 남녀노소 구별 없이 어우러진 흥겨운 마을잔치가 지난 10월 1일 십정동에서 열렸다.
담 없고 허울 없는 소박한 동네인 열우물에서 마을 사람들이 어울려 준비하고 마을에서 일하는 여러 단체들과 행정기관이 마음과 힘을 보태 함께 준비하였다.
축제가 있는 곳에 빠지지 않는 먹거리인 야채전, 김치국수, 머릿고기, 막걸리 등 모든 메뉴가 단돈 1,000원. 부녀회에서 준비한 먹을거리 장터가 제일 먼저 자리를 잡자, 인근 주민들이 기다렸다는 듯 삼삼오오 모여앉아 그동안 못다 한 정겨운 안부인사와 이야기꽃을 피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왔다는 박지원(상정초 5학년) 군은 시선이 마주치는 마을 어르신들께 인사하느라 바쁘다. “맛있는 국수도 먹고, 축제도 하니까 정말 신나고 좋아요. 우리엄마는 연극하신대요.” 듣고 보니 자랑거리가 있어 더욱 신났던 모양이다. 축제의 메인무대가 동네 언덕 아래에 있어 윗동네 사람들은 집안일 하다 나와 구경해도 충분하다.
오후 한시가 넘자 십정1동 풍물단과 풍물패 ‘더늠’이 마을의 곳곳을 돌며 평안을 기원하는 길놀이로 마을잔치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십정(열우물)’이란 동네 이름의 발원지인 옛 우물자리에서 물을 긷는 시연을 하였다. 마을의 옛 흔적인 우물을 잘 보존하려는 의미로 새로 만든 두레박으로 첫 우물물을 퍼 올려 마을의 안녕과 건강을 기원하며 마을 쪽으로 힘껏 뿌렸다.
18살에 결혼해 이 우물에서 물 길어 먹고 빨래도 하였다는 주민 엄점례(67세) 씨는 “물을 길어보니 새색시 때가 생각난다. 이곳이 아직도 크게 발전하지는 않았지만 오염 걱정하지 않고 이 우물물을 먹었던 그때가 좋았다.”고 회상한다.
이외에도 두부 만들기 체험, 재활용 장바구니 만들기, 투호 던지기 등 다양한 놀이와 먹거리, 주민노래자랑을 비롯해 다양한 프로그램이 선보였다. 마을잔치 준비위원장 신소영 씨는 “축제를 통해 이웃과 한층 더 가까워지고 소통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마을 사람들이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며, 함께 한 주민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또 모든 사람들의 삶과 추억이 깃든 열우물 마을공동체가 지속되기를 희망하였다.
김혜숙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