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친화도시의 시작, 성인지 인식 확립과 성별영향평가부터
-[연재] 모두가 행복한 여성친화도시 조성 - 두 번째-
여성친화도시를 조성하자라고 한다면 우선 남녀간의 차이부터 인식하는 것이 기본일 것이다. 그 차이를 모른다면 백번 여성친화를 외쳐봤자 ‘그 나물에 그 밥’밖에는 되지 않기 때문이다. 여성과 남성은 서로 처지도 다르고, 바라는 것도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해서 다니는 엄마의 입장과 자가용을 주로 타고 다니는 건강한 남성의 입장에서 교통정책을 평가하고 만든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엄마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보도를 만드는 방법, 지하철 환승이나 안전의 문제에 대해서 더 민감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성과 남성이 놓인 서로 다른 처지나 입장을 인식하는 것을 우리는 ‘성 인지(gender sensitive)’ 정책이라 부른다.
성인지 정책 사례중 아주 대표적이고 고전전인 사례가 남녀화장실의 면적과 대변기수라는 것은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왜 여자는 남자보다 오래 걸리지’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조사하여 정책에 반영한 결과, 여자화장실 면적을 넓히고 대변기 수도 남자화장실보다 1.5배 많게 설치하게 되었다. 이는 사소하지만, 여성과 남성의 서로 다른 욕구를 배려해서 만든 실생활에 와 닿는 성 인지 정책의 사례다.
또한, 남자화장실에도 기저귀 교환대를 설치하여, 아빠가 혼자 아이를 데리고 다녀도 불편함이 없도록 하였다. 이런 사례는 아이는 엄마만 데리고 다닌다는 편견이 있다면, 결코 생각해낼 수 없는 정책인 것이다.
‘성 인지’ 정책은 남성 또한 배려하는 정책임을 다음의 사례에서 볼 수 있다. 캐나다 보건국은 남성이 여성보다 당뇨합병증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보고, 그 원인을 세밀하게 살펴본 결과, 여성들은 임신이나 출산으로 인해 당뇨병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아서 초기 치료가 가능한데, 남성들의 경우 정기검진 기회가 없어 조기발견이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성별차이를 인식하고 남성들이 조기에 당뇨를 발견할 수 있도록 검진기회를 늘림으로써 남성들이 당뇨합병증으로 고생하는 것도 막고, 치료비로 들어가는 예산을 절약할 수 있었다. ‘성인지적 관점’이 여성만을 유리하게 하는 정책이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이 여성과 남성이 가진 서로 다른 특성과 생활환경을 고려하여 사업,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을 ‘성인지 기획’이라 말하며, 이를 예산편성에 적용할 경우는 ‘성인지 예산’, 사업결과에 대한 통계치를 생산할 경우에는 ‘성인지 통계’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인지 개념을 확립한다는 것은 문제의 반 이상을 맞춘 경우와도 같다. 또한, 모든 정책과 추진사업이 남녀에게 균등하고 대등하게 수혜를 가져다 줄 수 있도록 사업의 집행전 여성과 남성에게 끼칠 결과를 미리 검토·분석하는 ‘성별영향평가’의 경우는 대상사업과 관련 여성과 남성의 현황(수혜도, 만족도 등)을 보여주는 객관적 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며 이를 토대로 한 개선방안이 도출되고 다음사업에 환류시킴으로써 누구나 만족하는 정책과 사업으로 정착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 성인지적 관점은 인간존중의 배경아래 소수와 다수가 공동으로 좋은 사회를 만들자는 의미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며, 이제 우리 부평구 전 공직자가 품고 지니고 가야할 하나의 방향키 역할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성가족과 ☎ 509-6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