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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근대유산 인천육군조병창 지하공장 ‘부평지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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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9  <발행 제3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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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개 너머로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어디선가 들리는 뻐꾸기 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발걸음은 하나둘 언덕길을 향한다. 부평지하호 해설사의 이야기에 집중하다 보면 처음 듣는 부평의 이야기에 사람들은 놀 라서 감탄사나 탄식을 내뱉기도 한다.
이윽고 다다르는 부평지하호 C구역 6번. 헬멧을 쓰고, 가져온 랜턴의 스위치를 켜고 주의사항을 듣는다. 크게 숨을 들이마시며 들어가는 지하호. 내부 길이가 150여 미터가 된다고 하는데 저녁이라 더욱 어두컴컴한 듯하다. 사람들은 차례차례 랜턴에 의지해서 조심스럽게 진입한다.
내부에는 과거 부평지하호 공사로 인해 남겨진 착암 흔적과 천장에 박혀있는 나무 쐐기가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잘 보존되어 있다. 최근까지 사용되었던 새우젓 토굴의 흔적도 여기저기 쉽게 찾을 수 있다.
끝이 없을 것 같았던 지하동굴의 막장에 다다르게 되면 잠시 묵념의 시간을 보내고, 각자 가지고 온 랜턴의 빛을 전부 꺼버린다. 눈을 떴지만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암흑을 체험하게 된다. 잠시나마 겪은 암흑 속에서 과거 강제동원되어 끌려온 학생들의 심정은 어떠했을지 짐작조차 어렵다. 역사책이나 교과서에서 배웠던 역사가 아닌 우리 동네 옆에 있었던 생생한 역사 현장에 사람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해진다.
부평지하호 밖을 나오면 어두컴컴한 밤 하늘에 달이 묵묵히 떠 있다. 잠시 시간 여행을 한 기분이 든다. 멀리 보이는 아파트 불빛에 현실로 돌아왔구나 안심된다. 

※ 본 기사는 ‘부평지하호 달빛기행’에 참여한 주민의 기고 글입니다.

 

[부평지하호 필드워크&달빛기행]
일 시

  - 매월 세 번째 금요일 / 달빛기행 A조 18:30, 달빛기행 B조 19:00 ※ 조별 10명씩
  - 매월 네 번째 금요일 14:00~14:30(20명씩)
신청방법 : 부평문화원 누리집 → 문화원 사업 → 참여 신청(선착순)
문 의 : 부평문화원 사무국 ☎ 032-505-9001

 

[부평지하호]
인천시 부평구 산곡동 지역에서 발견된 다수의 지하호는 일제강점기의 전쟁 유적일 가능성이 크다. 만들어진 구체적인 목적이나 시기 등의 문헌기록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경험자의 관련 구술기록이 있다. 현재까지 24곳이 확인되었다. 그동안 이곳은 ‘부평토굴’이란 명칭으로 사용되었는데, 역사적 의미와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하여 ‘부평지하호’로 변경하여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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