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국제 콩쿠르 1위, 피아니스트 ‘이동하’
-“구민들께 제 연주를 들려드리고 싶어요”-
2021-10-27 <발행 제307호>
“우승자라는 타이틀 때문이었는지 평소보다 조금 더 부담됐던 것 같아요.” 피아니스트 이동하 씨의 말이다. 그는 지난 9월 29일 예술의 전당에서 국제음악콩쿠르 우승자 특집으로 꾸며진 무대에 연주자로 섰던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취재기자 김지숙
이동하 피아니스트는 지난 5월 ‘2021 프라하 봄 국제음악 콩쿠르’에서 피아노로 최종 1등을 거머쥐었다. 심사위원으로부터 ‘더 이상 학생의 연주가 아니다’라는 찬사를 받았을 만큼 최고 실력을 인정받았다.
“심사위원 중 한 분이 제가 좋아하는 연주자였는데 대회 끝나고 그분께 찐 팬이라고 말씀드렸거든요. 그런데 그분이 ‘오늘부터 나도 당신의 팬’이라고 말씀해 주셔서 엄청 좋았어요.”
우승 이후 그는 곳곳의 주목을 받으며 일정도 빠듯해졌다. 내년 1월과 5월 독일에서 단독공연이 예정돼있고, 2022 프라하 국제음악 콩쿠르 축제에 초청받아 오케스트라와도 협연한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발돋움한 그가 피아노를 처음 만난 건 7살 무렵이다. “유치원에서 처음 본 피아노에 무척 끌렸어요. 보는 순간 치고 싶었고, 누르는 것 자체가 재미있더라고요.”
이후 그는 엄마를 졸라 피아노 학원을 다니며 실력을 쌓았다. 인천예고와 연세대 피아노과를 거쳐 독일 하노버국립음대 석사를 마쳤다. 현재는 독일 뮌스터 국립음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하지만 그에게도 한때 혼란스럽던 시절은 있었다. “대학 때 저보다 잘하는 친구들이 모두 군대를 가버렸고, 저도 그때 ‘군 입대를 빨리 해결해야 하나’ 하는 문제로 고민이 많았어요. 하지만 당시 제일 잘할 수 있는 나이였고, 무엇보다 갑자기 피아노를 끊는 게 너무 싫더라고요.”
그에겐 이번 우승으로 병역 혜택이 주어졌다. 그는 “혜택받은 시간만큼 손 놓지 않고 피아노 연주를 이어갈 수 있게 돼 정말 감사하다.”고 표현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피아노를 싫어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친구들의 경우 연주나 콩쿠르가 끝나면 일주일은 피아노를 쳐다보지도 않는데 저는 그게 이해가 안 됐어요. 새로운 곡을 연습한다는 것 자체가 무척 재미있었거든요.”
그는 향후 2년 동안 독일에서 공부를 더 이어간다. 스스로 배울 게 더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연주자들이 설 기회가 많이 없어요. 그런 점에서 많은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고요. 또 언젠가 고향인 문화도시 부평에서 구민들께 제 연주를 꼭 들려드리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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