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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 기부천사’ 고인순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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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6  <발행 제2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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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백(望百)의 할머니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도와주라며 자녀들이 생일 선물로 준 용돈 50만 원을 부평구에 전달했다. 고인순(91세, 부평1동) 할머니는 지난 3월 16일 부평1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성금과 마스크 11장을 기탁했다.

+ 취재기자 이병기

 

고인순 할머니는 “자식들이 쓰라고 준 용돈과 마스크인데, 나는 별로 쓸 일이 없다.”라며, “알아서 좋은 일에 써 달라.”고 부평1동 직원에게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
행정복지센터에서 자신의 이름을 밝히진 않았지만, 직원들은 할머니를 알고 있었다. 수년째 집에서 직접 만든 된장, 간장을 어려운 주민들에게 전해 달라며 부평1동 등 지역사회에 선물해 온 ‘기부천사’였다.
할머니의 양해를 얻은 부평1동 직원들은 지난 17일 부평1동에 위치한 그의 집을 찾아가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옛날 같으면 아무리 힘들어도 콩 한 쪽 안 줬어. 지금은 정부에서 노인들한테 다 25만 원씩 주잖아. 그게 정말 고마운 거야. 작지만 마음을 조금 전한 것뿐이야.”
2월 28일이 고인순 할머니의 생신이었다. 4남매의 자식들은 어머니의 생신 선물로 용돈 50만 원을 드렸다. 마스크도 딸이 어머니의 건강을 위해 챙겨 준 것이다.
“나는 늙어서 안 나가니까 밖에 다니는 사람들 주라고 동에 가져간 거야. 근데 미안해. 마스크를 봉투에 담아 줘야 하는데 그냥 줘서.”
고인순 할머니는 1992년부터 된장과 고추장을 직접 담갔다. 처음에는 성당 건립에 보탬이 되고자 시작했는데, 시간이 흘러보니 어느새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여든두 살 때부터 이쪽(동 행정복지센터)에 줬던 것 같아. 된장 2kg 덩어리를 50개씩 담았어. 혼자 사는 노인들 주라고. 서산에서 콩을 사 와 우리 집 옥상에서 메주를 만들어. 딱 1년이 지나야 먹을 수 있거든.”
나이가 들어가며 장을 담그는 일이 힘에 부치지만, 옥상과 이어지는 계단 난간을 잡고 오르내리며 고인순 할머니는 여전히 장을 담고 있다.
류영기 부평1동장은 “할머니는 이번 성금 외에도 된장, 간장을 대구에 보내고 싶다는 뜻을 전했지만, 음식 특성이 있어 이어지지 못했다.”라며, “소중한 뜻을 꼭 필요한 분들께 잘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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