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로 삶을 이야기하다 - 가수 강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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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5 <발행 제266호>
동네에 대해 애정이 남다른 싱어송라이터 강헌구 씨. 2016년, 30년간 살았던 열우물 마을의 재개발이 급격히 진행되자 마을과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열우물 재개바라’ 콘서트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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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자 김지숙
5년 전부터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강헌구 씨(35세). 동인천이 고향인 그는 십정동에서 30년을 살았다. 한때 해님공부방에서 사회복지사로 5년 동안 일했을 만큼 동네에 대해 애정이 남다르다. 그런 그가 2016년 열우물 마을에서 ‘열우물 재개바라’ 콘서트를 열었다. 마을의 재개발이 급격히 진행되자, 마을을 사랑했던 그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공연은 선배들의 도움을 받아 주말마다
4번 정도 진행했어요. 홍대에서 활동하는 바람종, 기타리스트 정재영, 이권형, 래퍼 페이머스 비도 참여해주었죠.”
마을을 추억하고 함께 느끼는 자리에는 마을 주민 외에도 십정동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와 마음을 나누었다. 공연에서 그는 자기의 첫 싱글 ‘열우물길’을 불렀다. ‘열우물길’에는 30년을 살았던 동네에 대해 애정과 재개발의 속상함이 그대로 담겨있다.
“봄이 되면 다시 한번 더 공연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마음을 접어야 했죠. 이미 떠난 사람들이 너무 많아 더는 노래를 들어줄 사람이 없더라고요.”
요즘 그는 유기동물과 로드킬(Roadkill)을 주제로 한 노래 ‘별 먼지’를 준비하고 있다. 올 7~8월경에 나올 ‘별 먼지’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뮤직비디오도 함께 선보인다.
최근 그는 홍대나 신촌 등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그를 좋아해 주는 팬도, 찾는 사람도 많아졌다고 한다.
“지금은 제 음악 색깔을 찾아가는 중이에요. 그래서 음반은 천천히 내려고요. 제가 부르고 싶은 노래를 마음껏 부르고 싶어요. 그리고 누군가는 제 노래로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어릴 적부터 살던/우물 많은 우리 동네
다들 가난했지만/정은 많았었지
어디로 갔을까/그 많던 사람들
이제 몇 집 안 남아/그 자릴 지키고 있는데
모두 떠난 자리에/우리 집도 낡았고
무너진 저 집처럼 점점/더 가라앉고 있는데
언제가 될지 몰라/여길 나가야 하는 것도
정들었던 우리 동네 모두/다 떠나야겠지 언젠가는
강헌구 - 「열우물길」
자료관리 담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