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에게 간 기증하고 감동 선사한 ‘착한 누이’ - 최성옥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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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24 <발행 제265호>
남매사이에서 동생이 오빠에게 간을 기증해 이웃에 훈훈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최성옥(53세, 부평4동) 씨는 지난 1월 평소 B형 간염을 앓고 있던 친오빠가 간암 진단을 받았다는 소식을 접했다. 고민 끝에 최 씨는 오빠에게 간을 기증하기로 하고 수술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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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자 김지숙
의사로부터 간을 잘라내는 것보다 이식하는 방법이 더 좋다는 말을 전해 들은 가족들은 고민에 빠졌다. 조카들은 나이가 어렸고 다른 형제들은 모두 B형 간염 보균자라 기증할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 선뜻 기증의 뜻을 밝힌 것은 최 씨였다. 물론 남편과 자녀들의 반대가 심했다.
최 씨의 남편 안병석 씨는 “나이도 있고 가게도 운영하는데 처음엔 걱정이 많았죠. 우리 아이들은 울면서 반대했어요. 그런데 의사 선생님 말씀을 듣고 보니 아내가 나이에 비교해 건강하고 3개월 정도면 완치가 된다고 하더라고요. 무엇보다 아내의 의지를 꺾을 수 없어 가족회의 끝에 결정을 내렸습니다.”라고 말했다.
최 씨 역시 결심은 했지만, 걱정이 앞섰다. “나중에 문제가 생기진 않을지, 또 오빠가 건강을 되찾을 수 있을지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검사를 마친 후 지난 2월, 최 씨는 오빠와 나란히 수술대에 올랐다. 수술 이후 혈액형이 달라 생기는 부작용으로 오빠가 3주가량 응급실을 오간 걸 빼면 경과는 둘 다 좋았다.
“오빠도 오빠지만 자식 둘을 수술대 위에 눕혀놓고 마음 아파하셨던 어머니가 지금은 편안해지셔서 정말 좋습니다. 지난날 효도하지 못했던 걸 조금은 갚은 느낌이에요. 만약 오빠에게 기증하지 않았더라면 평생 후회로 남았을 것 같아요.”
최 씨는 건강을 회복해 일상으로 돌아왔다. 오빠 역시 점차 좋아져 요즘엔 밝은 얼굴을 자주 보여준다고 한다. 가장 큰 변화는 형제애와 가족애가 몇 배 더 두터워졌다는 사실이다.
“우리 가족에게 겨울은 너무 춥고 매서웠어요. 하지만 제 희생으로 모두가 밝은 봄을 맞이할 수 있게 돼 더없이 기쁘고 행복합니다.”
<사진설명>
안병석, 최성옥 씨 부부. 수술이 무사히 끝나고 건강을 회복해 가족 모두 밝은 웃음이 가득하다.
자료관리 담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