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와 기부가 진정한 유산
-이응하 할아버지와 손자 이성종 군은 오늘도 봉사 중! -
2013-04-23 <>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사람들. 그 작은 행복마저도 다른 사람들과 항상 함께 나누는 이들이 있어 갈산종합사회복지관으로 만나러 갔다.
궁금했다. 얼마만큼 봉사를 해야 ‘봉사왕(2011년)’이라는 상을 받을 수 있을까? 오늘 하루 봉사왕 이응하(79) 할아버지를 따라가 본다.
“나라에서 장애수당을 포함해서 기초생활 수급비가 한 달에 50만 원 정도 나와요. 나랏돈을 받으니 난 공무원인 셈이죠. 그래서 복지관으로 출근합니다.”라는 말씀처럼 아침 9시에 갈산종합사회복지관으로 출근, 거동이 불편한 분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하고 빈 도시락을 거둬들여 오는 일까지 끝낸 시간이 오후 1시.
잠깐 점심 먹은 후, 오후에는 폐품을 수집하러 나간다. “손자가 많이 도와주었는데,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부터는 거의 혼자서 다니지요. 폐품 판돈은 적은 금액이지만 갈산종합사회복지관과 다니는 성당에 기부합니다.”
어둑해졌는데 끝이 아니다. 저녁에는 거동이 불편해서 문밖 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분들을 찾아가 건강도 살피고, 말벗도 되어 드리고, 가끔은 휠체어를 밀어주며 함께 산책도 한다.
2003년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해서 3년 연속 인천시장상(2010~2012년)을 받을 만큼 하루하루를 나누며 살아왔다. 건강만 허락한다면 봉사 1만 시간을 채우고 싶다며, 인천 모범시민으로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받아서 다녀왔다고 귀띔한다.
이응하 할아버지는 “혼자서 손자들을 키우면서 물려줄 것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물질적으로는 물려 줄 것이 없으니 봉사하고 기부하는 모습을 보여줘야겠구나, 그것이 진정한 유산이 되겠구나 싶었다.”라고 봉사의 이유를 말했다.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할아버지를 따라서 함께 봉사를 시작한 이성종(세일고 1학년) 학생도 봉사시간이 3,000시간이 넘었단다. “변호사가 되고 싶어요. 서울대를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할아버지가 몸소 보여주신 봉사하는 삶을 이어받아서 꼭 봉사하는 변호사가 되겠습니다.”라며 수줍게 웃는다. 그 할아버지에 그 손자다.
김종화 명예기자
자료관리 담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