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달인 ‘우리 정밀 김봉기 대표’
-수입제품보다 좋은 품질, 전국에서 미용가위 주문 넘쳐-
2012-09-24 <>
“좋은 가위는 공기도 자르지요.”
SBS TV ‘생활의 달인’에 출연한 김봉기(50·부개동) 씨.
제작진이 조심스레 회칼 위로 떨어뜨린 사과는 칼 위에 꽂혀 머물고, 달인이 만든 가위 위로 떨어진 사과는 소리 없이 두 동강이로 떨어지자 방송 제작진들도 놀란 듯 함성을 지른다.
부개동에 자리한 ‘우리정밀’ 김봉기 대표가 만든 가위는 예술이다. 갖가지 모양의 제품이 놓인 진열대에는 미션에 성공한 엿장수 가위가 날렵한 미용가위로 변신해 반짝인다.
수작업으로 만들 수 있는 가위는 많아야 하루에 다섯 개. 종이를 잘라도 소리가 나지 않을 만큼 예리하고 단단한 날은 미용계에서 이미 정평이 났다.
김 씨는 “방송국에서 갑자기 내민 엿장수 가위를 두드려보니 쇠가 아니고 신주여서 저도 놀랐다.”라며 “아마 가위소리를 잘 나게 하기 위해서 인 듯하다.”라고 웃는다.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엔 유난히 가위 공장이 많았고, 자연스레 그의 삶을 가위 제작에 담게 되었다. 가위에 열정을 쏟아 온지 27년. 그의 자존심은 세계 어디에 내 놓아도 뒤지지 않을 완벽한 제품을 생산하는 것.
그만의 숙련된 노하우에 수 천 번의 손길로 태어난 완제품도 먼지만큼의 오차도 용납되지 않고 도예가가 도자기를 깨버리듯 미련 없이 파손 시켜버리기도 한다.
“가위는 제 얼굴이거든요.”
날이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가능한 그는 멀리서 찾아오는 고객들을 생각해 27년 동안 휴가도 미루며 남다른 기술력으로 앞서 왔다.
가위공장에서 근무할 당시에도 실력을 인정받으며 안정된 생활을 했고 새벽 4시에서 밤 12시까지 작업하다 오른 쪽 팔이 마비되어 불구가 될 뻔도 했다.
“택배로 미용가위를 받은 고객이 돈을 더 보내며 ‘좋은 가위 만들어 줘서 정말 고맙다, 박카스라도 사드시고 힘내라.’는 편지를 받을 때면 보람도 있다.”라는 김봉기 씨는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험한 작업에도 결코 장갑을 낀 적이 없다. 컴퓨터를 전공한 아들 김준형(27) 씨는 아버지의 기술을 전수받는 중이고 딜러들의 주문제작과 판매를 도우고 있어 장인 정신을 이어 받은 명품 가위의 생산은 계속될 것이다.
☎ 518-0832
정복희 명예기자
자료관리 담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