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춤처럼, 가락처럼
-부평우리춤무용단장 손화자 씨 -
2012-05-23 <>
엉킨 실타래를 풀어내듯, 슬픔어린 눈물을 뿌려내듯 하얀 수건이 허공을 향한다. 가락은 애절하고 슬프다.
지난 3월 부평아트센터에서 고희기념으로 치른 공연에서 손화자(70·산곡3동) 부평우리춤무용단 단장은 칠순이라는 나이가 무색하리만큼 단아하고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여 찬사를 받았다. 춤과 함께한 세월이 반평생을 훌쩍 넘긴 어머니를 위해 아들이 마련한 무대였다. 손 단장은 38세 때 춤과 처음 만났다. 단순히 취미였다.
“사실 하고 싶은 건 다 해봤죠. 그런데 춤만큼 좋은 게 없더라고요.”
그는 취미로 배워오던 한국무용을 8년 전부터 이화여대 평생교육원무용과에 등록해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서울대 노화체력과학연구소에서 강사와 1급 지도자 자격증을 받았다.
“춤을 배우는 동안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이 항상 존경스러웠죠. 나도 다른 사람에게 춤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어요.”
지도자 자격을 갖춘 이후엔 춤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산곡1동 지역 주민들을 비롯해, 지역아동센터 학생을 대상으로 ‘부평우리춤무용단’을 결성하고 춤을 가르쳐 수많은 공연과 수상의 쾌거도 이루어 냈다. 요양원에서는 8년째 무료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은근한 우리 춤이 좋고 또 그의 몸짓을 닮기 위해 무수한 동작을 함께 되풀이 하는 사람들이 있어 고맙고 즐겁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도 한때는 삶의 무게가 버거웠다.
실제로 그는 요실금으로 수술대에 오르기 전 울면서 병원 밖으로 뛰쳐나온 일이 있다. 그런 그에게 선생은 ‘춤을 추되 호흡을 제대로 하라.’고 가르쳤고 3개월 만에 정상이 되었다. 이는 몸과 정신의 일치가 이루어 낸 결과라고 했다. “춤을 추노라면 즐겁고 편안해지면서 마음 또한 아름다워진다.”라고 하니 그의 인생에 춤은 희망인 셈이다.
손 단장의 배움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단국대 무용과 교수인 김충환 선생에게 사사하고 있다. 배움과 더불어 그의 바람은 하나다. 지고지순하게 춤을 이어가는 것. 특히 어린이들에게 우리 춤을 한껏 안겨 주고 싶은 꿈이 간절하다고 했다.
김지숙 명예기자
자료관리 담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