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시간을 다시 선물하는 기쁨
-포즈 사진관 이해승 대표-
“너무 고마워서.”
말을 잇지 못하는 김정연(77. 산곡동) 어르신.
롯데백화점 앞 부일새마을금고 건물 3층에 자리한 포즈 사진관(대표 이해승)에서는 오늘도 어르신의 영정 사진 촬영이 한창이다.
평소에 곱게 찍은 영정사진을 남겨놓고 싶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았던 김정연 어르신은 김밥 두줄이 들어있는 검은 비닐봉지를 펼치며 ‘한 점씩 드시고 찍자.’고 한사코 권한다.
옷매무새를 고치고 머리카락을 다듬기도 하는 모습에 수줍어하던 십대 소녀가 피어난다.
이 대표는 8년 전 사진관을 찾아 영정 사진을 찍으러 혼자 기웃거리는 어르신을 만난 후 봉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독거노인 영정사진은 물론, 수급자가 아니어서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어려운 이웃들과 50여 명의 다문화 가족의 면허증 사진도 촬영을 해주었다.
김정연 어르신을 안내한 부평구 노인돌보미 홍승애 씨는 “이해승 대표님은 약속한 시간에 나타나지 못하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시면 가가호호 댁을 방문해 사진을 찍어 드리기도 하고 직접 모셔오기도 한다.”며 “그렇게 오랫동안 많은 봉사를 하면서도 드러내는 것을 원치 않고 지금까지도 쑥스러워만 해서 감사한 마음에 제가 나서게 되었다.”며 흐뭇해했다.
촬영실의 불이 켜지고 렌즈를 통해 마주한 두 사람의 얼굴에도 미소가 환해진다.
정복희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