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에 사랑을 싣고
-물건하나하나 사연과 인생이 담겨 있어 소중-
택배업을 하고 있는 여성들의 모임 아사모(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임)회원들의 일상을 엿보았다.
물류 차에서 택배를 차에 싣고 자신들이 맡은 구역으로 향한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그녀들의 발걸음이 바쁘다. 물량이 많은 추석이나 구정 때는 그야말로 전쟁을 방불케 한다.
바쁘게 뛰어다니다 보면 세월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른다. 단지 택배의 내용물 중 감자나 풋고추를 보며 ‘아~ 봄이 왔구나’, 포도를 보면 ‘여름이구나’, 김장김치를 보면 겨을이 왔음을 느낀다.
택배는 보통 6번의 공정을 거쳐야 비로소 가정집에 배달된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땀과 정성 끝에 각 가정으로 배달되고 있었다.
택배업무를 하면서 느끼는 소감도 다양하다. 시골에서 자녀들 생각에 이것저것 바리바리 보내는 택배를 보면 부모님의 자식사랑 그 끝은 어딜까 생각하며 가슴이 찡해 온다. 그런 물건은 힘이 들어도 힘든 줄 모른다. 물건을 받으면서 부모님의 정성에 감사하고 기뻐 할 때 덩달아 기쁘다는 이금(49) 씨.
우리 일은 활동적이기 때문에 운동을 따로 할 필요가 없다. 열심히 뛰어다니다 보며 잡념이 없어지고 밤에는 눕기만 하면 곯아 떨어진다. 불면증과 우울증에 시달렸던 사람이 택배를 통해 깨끗하게 치유됐다는 장선미(36) 씨 .
물건하나하나에 사연과 인생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면 소중하게 느껴진다. 기다리던 물건을 한시라도 빨리 전해주고 싶은 생각에 내 마음도 내발도 동동 뛰어다닌다는 김순정(48) 씨.
일하다보면 식사를 거를 때가 있는데 고구마나 옥수수 같은 간식을 줄때 너무 감사하다. 우리네 정서가 아직은 따뜻하고 정이 많다고 느낀다는 정선자(40) 씨 등 그들만의 애환과 보람이 녹아있다.
택배 업무는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여자들이 하기엔 다소 버거운 일이다. 힘들 때도 있고 고객들이 여자라고 함부로 할 때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한결같이 밝고 긍정적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들의 앞날에 희망찬 미래가 택배 되리라 의심치 않았다.
김수경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