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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평등부부상 수상자 고미애 씨

-남편과 속 깊은 대화 이어져야-

2009-07-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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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평등부부상 수상자 고미애 씨

평등부부상을 받은 고미애·권오규 부부. 함께 일하고 함께
쉬고, 함께 여가를 즐기며 단풍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
 
지난 7월 3일 제14회 여성주간을 맞아 인천시 평등부부상을 수상한 고미애(53세, 갈산동)를 만나보았다. 결혼생활 30년, 맞벌이 부부 23년 경력의 그녀에게 고참주부의 노하우를 들어보았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1980년 결혼한 고씨는 결혼 직후부터 6년 동안 시부모님을 모시고 전업주부로 살았다. 막내며느리로 손위 4명의 형님이 있었지만 자신과 살고 싶어 하는 부모님의 뜻을 따랐다. 당시 서툰 살림에 연이어 태어난 아이들을 키우느라 일이 무척이나 고됐다. 특히 가부장적이었던 시아버지를 모시는 일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힘으로 바꿀 수 없는 상황이라면 즐기기로 했다. 어른과 함께 사는 건 아이를 키우는데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하며 그 시간을 이겨냈다. 그런 아내의 노고를 알기에 훗날 남편 권오규(56) 씨 역시 치매에 걸린 고씨의 친정어머니를 흔쾌히 모시기도 했다.

함께 일하고 함께 쉰다
고씨는 1987년 인천으로 이사 온 후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피아노 조율사로 활동하면서 문화센터와 인연을 맺었다. 수강생에서 강사로, 이후에는 다니던 문화센터를 인수해 운영자로 활동했다. 이 일이 인연이 돼 2001년부터 연수문화원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20년 넘게 바깥활동을 하다 보니 살림에 신경 쓰지 못하는 건 당연한 일. 남편과 실랑이하는 일도 종종 생겼다.
“남편에게 맞벌이 부부는 여자가 할 일이 훨씬 더 많다는 걸 이해시켰죠. 그러니 잔소리를 할 거면 나대신 집안일을 하고, 치우지 않을 거면 잔소리도 하지 말라고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말했죠.” 
그렇게 찾은 타협점이 함께 일하고 함께 쉬는 것. 집안일은 온 가족이 나눠서 하고 일을 마친 후 모두 다 같이 쉬도록 했다. 
“일하는 사람이 빈틈없이 살림하기란 스스로를 병들게 하는 일이에요.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는 게 필요하죠. 나는 요즘도 힘들면 집안일을 며칠씩 미뤄놓기도 해요.”

아이 스스로 선택하되 책임도 지게 하라 
자녀교육에 있어서도 남다르다. 아이를 키우면서 세운 가장 큰 원칙은 아이를 조종하지 않는다는 것. 아이가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그에 따른 불편함이나 손해 역시 아이들 몫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했다.
큰딸은 고등학교 시절 사업을 하겠다며 대학진학을 거부했다. 아이에게 어떤 사업을 하고 싶은지 계획서를 써오게 한 후 사업에 앞서 다양한 사회경험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도록 했다.
“당시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은 대부분 해봤어요. 주유소 패스트푸드점 옷가게 등 여러 곳에서 일을 해봤죠. 한번은 호프집에서 일한다고 하는데 참 걱정이 되더군요. 그렇다고 말릴 수도 없는 노릇이라 아이가 일을 시작하고 며칠 후 매상을 올려준다는 핑계로 찾아가 살펴보기도 했죠.”
아이는 실제로 친구들과 함께 온라인쇼핑몰을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 스스로 대학에 가겠다며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자신이 선택한 길인만큼 열심히 공부해 수석으로 졸업했다. “물론 적지 않은 시간을 손해 본 것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시간이 쓸모없는 시간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이가 살아갈 더 긴 시간을 생각한다면 의미 있는 경험이 될 수 있겠죠.”

끊임없이 남편을 파악하라
행복한 부부관계를 위한 그녀의 조언은 상대방을 정확하게 파악하라는 것. 모든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노하우는 없다는 것이다.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끊임없이 관찰하고 그 사람의 스타일에 맞춰 서로 조율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참는 건 오래 못가죠. 부부가 서로 원하는 것을 솔직하게 말하는 게 중요해요. 치사하다는 생각에 속으로만 끙끙 앓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오해와 서운한 마음만 쌓여 시간이 갈수록 데면데면한 부부가 돼요. 자존심 버리고 내가 먼저 배우자에게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 그게 진짜 이기는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굴포천을 산책하며 그날 있었던 크고 작은 이야기를 나눈다는 고씨 부부. 30년을 함께 산 부부일지라도 속 깊은 대화가 끝없이 이어져야 사랑의 불꽃이 계속 타오를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장경선 기자 sunny08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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