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인생 40년, 여성.어린이에 바둑보급
-아마6단, 바둑보급지도사 고윤정 씨-
2009-04-23 <>
“바둑엔 희노애락이 담겨있죠. 어렵지만 재미와 매력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습니다.”
바둑을 빼놓고는 그의 인생을 논할 수 없다고 말하는 고윤정 씨.(60세. 부평구 부평동) 그는 40 여 년 동안 바둑과 함께 살아온 아마 6단의 ‘바둑보급지도사’다. 고씨는 요즘 쉴 틈이 없다. 초등학교 방과 후와 0교시 수업에서 바둑을 가르치고 낮에는 노인정에서 노인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오후엔 집에서 아이들 대상 바둑 수업을 한다.
“최근 아이의 집중력을 위해 바둑을 찾는 엄마들이 늘고 있어요. 바둑은 집중력 향상은 물론 다양한 전략·전술을 통한 순간 판단력과 예의범절도 배울 수 있죠.”
고 씨의 기나긴 바둑 사랑은 어린 시절부터 시작됐다. 아버지와 오빠가 두는 걸 어깨너머로 지켜보며 바둑에 대한 흥미에 빠졌고 성인이 되자 정식으로 프로기사에게 사사받았다.
이후 고씨는 바둑계에서 알아주는 여류기사로서의 면모를 드러내며 당당히 활동한다. MBC와 KBS에서 진행하는 프로바둑 제왕전에서 10 여 년 동안 기록과 개시를 맡았다. 일간 스포츠지에는 바둑 칼럼을 연재했고 아이들을 위한 바둑 입문서’바둑첫걸음’이란 책도 출간했다. 어린이와 함께 여성 바둑 보급과 발전을 위해 서울 명동에 한국최초 여성기우회를 만들어 활동을 이끌기도 했다. 고씨의 열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전국 바둑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물론 직접 출전해 우승의 트로피를 수번 받았다. 실제로 서울시장배 우승, 인천시장배 우승을 3회 이상 차지했다.
나아가 일본, 대만, 유럽 등 세계적으로 내노라하는 아마대회에 출전, 우승의 영광을 거머쥐었다. 이런 그의 열정을 보여주듯 고씨의 집엔 상패와 상장, 트로피, 유명 프로기사들과 함께 한 사진들이 가득하다. 그러나 고씨는 그동안 바둑을 하면서 얻게 된 트로피와 상패보다 더 보람을 느낀 일로 다른 것을 꼽았다. 서울 명동 성모병원에서 규폐환자들에게 7년 동안 무료봉사로 바둑을 가르쳐 준 일이다.
“바둑을 배우는 시간만큼은 환자들 스스로 고통을 모른다고 할 정도였어요. 잠시나마 바둑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환자들을 보면서 더 없는 보람과 뿌듯함을 느꼈죠.”
이와 함께 “아무것도 모르던 제자를 가르쳐 그 제자가 대회에 출전, 우승의 영광을 안겨 줄 때의 기쁨 또한 말할 나위 없다”고 전했다. 이런 보람이 있기에 고씨는 앞으로도 봉사와 함께 바둑을 전수하는 일에 정진할 계획이다.
“바둑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바둑대회를 제 이름으로 개최하려고 준비 중 입니다.”고씨의 강한 어조에서 그녀의 바둑사랑에 대한 강한 의지가 엿 보였다.
김지숙 기자 jisuk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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