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로 세상을 비추는 사람들
-한전인천사업본부, 갈산동에 둥지 틀다-
“Are you speak english?" "Where are you going?"
영어 회화가 들리는 곳. 학교나 학원이 아닌 한국전력 인천사업본부(이하 한전) 사무실에서 들리는 소리다. 한전은 지난 연말 갈산동에 터를 잡고 본격적인 지역봉사에 팔을 걷어붙였다.
전략홍보실의 이승우(35) 대리는 20여 명의 중·고등학생들에게 3개월 과정의 방과 후 영어지도를 하고 있다. 내용은 간단한 회화와 문법위주다. 부모의 이혼, 가출, 수감, 학대 등으로 조부모나 친인척과 사는 위탁 아동이 대상이다. 이런 위탁 아동들에게 더 나은 학습 환경을 제공하고 싶은 마음으로 영어를 가르치게 되었다.
“영어 수업을 준비하는 동안 20명의 아이들 이름을 마음속으로 외워보기도 하고 무얼 가르쳐야 효과가 있을까” 연구를 한다는 이 대리는 ‘봉사니 그 정도지’ 하는 이야기를 듣지 않기 위해 쉬는 시간이면 영어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그가 처음으로 아이들과 만나던 날, 무슨 내용으로 시작할까를 고민한 끝에 Choice(선택)와 Dream(꿈)이라는 두 단어를 칠판에 적었다. 미래의 어느 날을 위해 선택과 더불어 꿈을 잃지 않으려는 마음에서다. 다음으로 아이들과 벽을 없애기 위해 저녁식사와 함께 선배로서 앞날에 대한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김기호(56) 본부장은 “월드비전이나 가정위탁센터 등과 연계해 방과 후 수업을 앞으로 더 늘려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수업을 원하는 학생들은 한전 사업부에 직접 문의도 가능하지만, 지역의 가정위탁지원센터와 연계할 생각이다.
가정위탁지원센터는 여러 이유로 친부모와 함께 살 수 없는 아동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 그러다보니 대부분 아이들은 상처를 갖고 있다. 이러한 아이들에게 영어 교사가 아닌 멘토가 되기를 바란다는 이승우 대리는 “아이들의 친구이자 선배이며 의지가 되어주는 성인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2004년부터 ‘세상의 빛을, 이웃에게 사랑을’이라는 슬로건을 실천하고 있는 한전 사회봉사단. 앞으로는 영어 교육과 컴퓨터, 문화체험 등의 봉사를 실천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