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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카 라인>…잔잔한 일상에‘삶의 무늬 ’짜 넣어

-인터뷰 조선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 당선 양진채 작가-

2008-03-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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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가 바빠졌다. 밀려드는 인터뷰 요청과 원고청탁이 실감을 더한다. 무자년 새해벽두, 그녀 양진채(41·부평4동)가 결국 일을 냈다. 우체국에 근무하는 주인공의 잔잔한 일상에 외로움과 그리움을 짜 넣은 작품 <나스카 라인>, '차근차근 삶의 무늬를 그려나가는 솜씨가 돋보인다'는 평을 들으며 200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부문 당선을 거머쥐었다.
 문학도로 들어선 계기를 얘기하던 중 부평여성문화회관과의 인연을 떠올린다. 오늘날 '굴포문학'의 전신이 된 문예창작 교실에 우연히 나가게 된 것이 시초가 되어 지금껏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었던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고. 소설가 김진초, 이목연씨 등이 함께 하는 '소주 한병'이라는 소설모임을 매달 한 번씩 갖는데 동인이라기보다는 가족 같단다.
- 시댁이 부평토박이라는데?
 “부평서초등학교 앞에서 자전거포를 해온 지 50년 가깝다. 지금은 남편이 맡아 하는데 시어르신 두 분이 번갈아 도와주신다.”
 직업은 가져본 적이 없다. 부평으로 시집와 아이들 튼실히 키우고 열심히 글 쓰며 살았다. 상금에 눈이 어두워 공모했던 2000년 인천시민문예공모에서 소설부문 대상을 받아 원하던 상금도 챙겼고, 이듬해 <학산문학>으로 등단도 했다. 아무리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어도 소설로 옮겨볼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이야기(스토리)는 소설이 아니라도 넘쳐나는 세상이라 소설만이 가질 수 있는 힘, 즉 문장으로 발현되는 '이미지'를 중시해 절대적으로 '이미지'에 매달린다고. 그래서인지 서사에 약한 편이라며 고해도 서슴지 않는다.
- 작품이 잘 안 될 때 어떤 식으로 이겨 나가나?
 “안 이겨 나간다. 당연히 딴 짓한다. 책을 읽거나 인터넷 서핑, 요리, 청소등. 그러다보면 의외의 순간에 막힌 곳이 터지듯 문장이나 이미지, 단어가 떠오른다.”
 현재 완성작으로 가지고 있는 습작물은 5편 정도, 올해 장편을 한편 쓸 계획이라고. 현재 청탁받아 쓰고 있는 작품에 대한 코멘트를 청해봤다.“ 어렸을 때 커트빗으로 아버지 머리를 이발해 주던때가 있었다. 손잡이 위의 빗 가운데를 엄지로 살짝 밀면 빗살이 어긋나면서 반으로 벌어지던, 그 안에 낭창한 도루코 양면 면도날이 들어있던 커트빗에 대한 이미지가 소설의 한 축”이라며 어렵사리 답한다. 문학을 꿈꾸는 이들에게 들려줄 말을 부탁하자‘무엇이든 치열하고 경건하게, 삶의 우선순위를 문학에 두려고 노력’하란다. 부평의 자랑, 인천문단의 큰 경사다.

이현숙 기자 lulu-l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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