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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살려야 우리가 사는 길”

-‘굴포사랑회’태안 기름사고 방제 작업 동참 “8월 굴포천에 맑은 물 흐르기 손꼽아 기다려”-

2008-03-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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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하 9.3도, 불어치는 칼바람. 비닐방제복이 건드리기만 해도 뚝뚝 부러져나갔다. 부평의 젖줄인 굴포천지킴이들의 모임인 ‘굴포 사랑회’가 태안을 찾은 날은 기습추위가 들이닥친 1월 하순경이었다.
 “돌 하나라도 닦을 수 있으면 누구라도 가서 해야 할 일”이라 말하는 이화자(갈산동) 회장은 물살에 밀려 바다로 흘러간 기름들을 생각하니 정말 안타까웠고 방제작업 후 남겨진 쓰레기를 보니 더욱 환경이 걱정되더라고.
 지난해 10월 창립, 겨우 백일을  넘긴 단체치고 활동이력이 화려하다. 습지와 자연형 하천을 탐방하고 청소년동아리와 더불어 정화활동도 벌였다. 청소년대상 사진촬영대회도 열었고 천연비누 만들기 행사와 굴포천 모니터링 보고회도 가졌다. 어인 까닭인지 물었다.
 거슬러 올라가 보니‘인천시 하천살리기 추진단’이 맨 위에 있었고 그 아래로 5개의 네트워크, 그 중 하나가 2004년 발대식을 가진‘굴포천네트워크’였다. 그 속에서 계속 활동을 해오던 이화자 씨를 중심으로‘굴포사랑회’가 창립되었다니 백일된 단체라고 얕보았다간 큰일 날 일이다. 현재 회원수는 백 명 남짓. 자문위원 등 특별회원을 제외한 94명은 순수 주부들이다.
 지금 굴포천은 흐르지 않는다. 아예 물이 없다. 지난해 2월 준설공사를 시작하며 물을 다 빼 버린 탓이다. 굴포천은 부평구 철마산 북동쪽 계곡에서 발원, 부천시와 김포시 고촌면을 지나 한강에 흘러드는 길이 21㎞의 한강 제1지류지만 한때는 악취의 주범이었다. 주변 생활하수가 흘러 들어와 고여 썩어 각종 해충들이 들끓던 곳이기도 했다.
 그러나 정화관을 설치, 생활하수가 제길을 따라 나가며 몰라보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한강에서부터 치어가 올라오고 해오라기와 물오리 가족들이 찾아들었다. 발원지인 칠성약수터 부근에는 도롱뇽과 대형 잉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삼각주 안에서는 멸종위기에 놓인 맹꽁이 서식처가 4군데나 발견되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맑은 물 흐르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는 부회장 복진옥(갈산동) 씨는 준설공사가 끝나는 올 8월을 기다린다. 고여 있는 물이 아닌 흐르는 물, 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그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했다.
 그러나 굴포천에 물이 흐른다고 해서 청계천처럼 발 담그고 놀 수 있는 하천이 되는건 아니다. 굴포천은 생태계를 살리기 위한 자연형 하천임을 꼭 알려달라고 남선희(사무국장) 씨는 각별히 당부해왔다.

 -이제는 꿈꿔 봅니다.
 아이들이 집을 나오면 개구리 알을 관찰할 수 있고 각종 새소리를 들을 수 있는…
 한줌 흙만 있어도 뿌리를 내려 꽃을 피우는 들꽃들을 볼 수 있는 환경이 되기를…
 
 (중략)
 
 이제부터라도 우리가 관심을 가지면…
 그야말로 오염도시, 공단이 연상되는 부평은 굴포천 하나만 잘 살려내도 초록도시 부평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게 됩니다.
 아이들을 위한 자연천국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들의 소박한 소망은 회원동참을 권유하는 안내문에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목표로 하는 생태박물관이 세워지고,‘ 맹꽁이’하면‘굴포천’이 떠오르는 그런 날이 다가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기억하고 찾아주는 그런 곳이 되기를 그들 모두는 소망한다. “생태계를 살려야 내가 사는 길, 우리는 그저 묵묵히 일할뿐”이라는 이 회장의 말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이현숙 기자 lulu-l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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