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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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29 <발행 제349호>
대가 없는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존재라면 역시 ‘가족’이 아닐까?
어색함에 조금 부끄러운 마음에 전하지 못했던 말을 이번엔 전해보자.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취재기자 김혜숙, 서명옥, 실버기자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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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 년을 함께 걸어온 길
박진수·심영자 어르신 부부의 ‘사랑’ 이야기
올해 88세인 박진수(1938년생) 어르신과 86세인 심영자(1940년생) 어르신은 지난 62년간 함께 인생을 걸어온 노부부다. 문경에서 태어나고 자란 심영자 어르신은 1963년, 지인의 소개로 서울에서 올라온 총각과 맞선을 본 것을 계기로 백년가약을 맺었다.
결혼 이후, 심영자 어르신은 40여 년간 시부모를 봉양하며 살아왔고, 두 명의 시동생과 두 명의 시누이를 뒷바라지해 시집과 장가를 모두 책임졌다. 그러는 동안 아들 하나와 딸 셋을 낳아 키우며, 남편 박진수 어르신이 사회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묵묵히 가정을 지켰다.
“모든 건 서로 참아가며, 양보하며 살아온 덕분이에요.”
두 분은 한목소리로 지난 세월을 회상했다. 때때로 의견이 부딪칠 때도 있었지만, 감정이 격해졌을 때는 잠시 참았다가 마음이 가라앉은 뒤에 대화로 풀어나갔다고 한다. 그렇게 차곡차곡 쌓아온 이해와 배려는 어느새 ‘가정’이라는 큰 울타리를 단단히 지켜주는 기둥이 됐다.
박진수 어르신은 “아내가 문경에서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고, 한학을 통해 신(信), 의(義), 예(禮), 지(智)의 가치를 몸소 익힌 사람이다. 그런 아내 덕분에 지금껏 잘 살아올 수 있었고, 결혼을 잘했다는 생각에 늘 고맙다.”라고 전했다. 현재 두 분은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든든한 기둥이 되어주는, 보기 드문 행복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
요즘 젊은 부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심영자 어르신은 이렇게 조언했다.
“부부간에는 서로 참아주고, 남편이 밖에서 기죽지 않도록 해줘야 해요. 집에서 기가 죽으면 밖에서도 힘을 못 써요. 요즘은 감정이 격해지면 목소리를 높이고 부딪히는 일이 많은데, 순간의 감정을 참아가며 서로를 존중했으면 좋겠어요.”
세 딸의 따뜻한 돌봄 속에 현재 두 분은 불편함 없이 행복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 다만 “우리 둘 중 한 사람이 먼저 세상을 떠난다면, 그때는 기둥 하나가 무너지는 것처럼 너무 힘들 것 같다.”라며, 서로를 애틋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모습에서 60여 년을 함께 살아온 진실한 사랑의 깊이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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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진한 효도로 암과 치매 극복
이명선 씨의 따뜻한 ‘효’ 이야기
이명선(67, 부개동) 씨는 자신의 삶을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담담히 말하지만, 그의 이야기는 단순한 효도를 넘어선 깊은 감동을 전한다. 결혼 후 시부모님과 함께 살아온 그는 끼니마다 따뜻한 밥상을 차리며 가정을 돌봤고, 그 바쁜 일상에서도 가족을 위한 헌신을 자연스럽게 여겼다.
그러던 중 시아버지가 위암 판정을 받았다. 의사는 3개월 시한부를 선고했지만, 이 씨는 지극정성으로 간병하며 시아버지를 돌봤고, 결국 시아버지는 암을 이겨내고 15년을 더 건강히 살아갔다. 그는 이 모든 시간을 ‘가족이니까 당연한 일’로 받아들였다.
이후에는 친정어머니가 치매로 요양원에 입소하면서 또 다른 시련이 찾아왔다. 요양원에서 마음을 닫고 음식을 거부하던 어머니를 보며, 이 씨는 결국 시어머니와 상의해 어머니를 집으로 모셔 왔다. 처음엔 사람을 믿지 못한 듯 모든 것을 거부하던 어머니였지만, 이 씨는 좋아하는 색의 그릇에 음식을 담고, 좋은 과일을 고르며 정성을 다했다. 어머니는 “곱다”는 한 마디와 함께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결국 치매에서 완치됐다.
이후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를 함께 모시고 7년을 지내는 동안, 가족 간의 온기는 더욱 깊어졌다. 시어머니가 “요즘은 사돈이 나보다 더 잘 잡숫는다.”라며 농담을 할 정도로 따뜻하고 화목했다. 이 씨는 45년을 함께 살아온 시어머니와 단 한 번도 다툰 적이 없었다며, 늘 협조해 준 시어머니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지금도 함께 식사를 나누는 시간이 가족과 행복의 근본이라 믿는다. 자녀들 역시 그런 모습을 보고 자연스럽게 할머니를 극진히 모시며 그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이명선 씨의 이야기는 헌신과 사랑이 가족을 치유하고 하나로 묶는 진정한 힘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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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든든한 울타리
아이들의 엄마가 되어주는 김종숙·신해숙 원장
‘시정의 집’(원장 김종숙)과 ‘엘피스’(원장 신해숙)는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이 가정처럼 따뜻한 환경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소규모 아동복지시설인 ‘그룹홈(공동생활가정)’이다. 이곳에서는 아이들이 사랑과 관심 속에서 꿈을 키워가고 있다.
김종숙 원장은 IMF 시기, 200만 원의 지원금을 받아 결식아동 50여 명을 위해 집에서 직접 음식을 만들어 겨울방학 동안 점심을 제공한 경험이 있다. 이후 돌봄이 필요한 아이 중 15명을 중심으로 지역아동센터를 설립해 10년 동안 운영했다.
김 원장은 “그중 한 남자아이가 보육시설로 보내질 상황이었지만, 그를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 그 아이가 안타까워 2007년, 시정의 집 그룹홈을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자립한 후에도 꾸준히 관계를 유지하며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김 원장. “퇴직 후에는 장애인 취업 작업장이 많은 강화에 정착해, 시정의 집과 인연이 된 아이들의 자립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는 친정집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라고 전했다.
신해숙 원장은 “주일학교 교사로 20여 년 동안 봉사하면서, 감정을 부정적인 방법으로 표출하는 청소년들을 보며 따뜻한 밥을 해주고 싶은 마음에 그룹홈을 시작하게 됐다.”라며, “아이들이 ‘엄마’하고 달려올 수 있는 가정과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어 2010년에 엘피스를 개설했다.”라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나도 엄마가 있다.”라는 자긍심을 심어주고 싶은 신해숙 원장. “사랑과 지지가 아이들에게 가장 큰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라며, “지금처럼 아이들에게 맛있는 밥을 해주는 엄마로서 항상 그 자리에 있을 것이다.”라고 밝게 웃었다.
현재 시정의 집에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대학생까지 7명의 남학생이, 엘피스에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대학생까지 6명의 여학생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비록 피를 나눈 사이가 아니지만, 이들은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서로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살아가고 있다.
<시정의집>
부평구 마장로269번길 91ㅡ61(산곡동)
☎ 032-513-8395
<엘피스>
부평구 부흥로386번길 35(부개동)
☎ 032-504-9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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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 대한의 아들이 되겠습니다
빛나는 성년, 조현수 생도의 새로운 항해 시작
올해 성년이 조현수 군은 지난 2월, 해군사관학교 제83기로 입교하며 진해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부평에서 나고 자란 조현수 군은 부평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해군 장교의 길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성인이 된다는 것은 단순히 나이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조 군은 성년의 의미를 이같이 정의하며,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한 단련과 책임의 시작을 강조했다. 부모님 곁을 떠나 독립적인 생활을 시작한 그는, 날마다 스스로 책임지며 삶의 방향을 스스로 설계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직업에 대한 마음가짐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느껴진다.”라며, “사관생도로서, 앞으로 해군 장교로서 맡게 될 국가적 사명과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애국심과 국가 수호의 의지를 다잡으며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가겠다.”라고 다짐했다.
이 자리를 빌려 조현수 군은 가족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든든한 대한의 아들이 되겠습니다. 부모님의 믿음과 사랑에 보답할 수 있도록 더욱 성실히 자라 효도하는 아들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머니, 아버지,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함께 성년을 맞이한 친구들에게도 따뜻한 인사를 전했다.
“부평고등학교 친구들아! 졸업식에서 얼굴도 못 보고, 제대로 인사도 못 한 것이 아쉽다. 하지만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건강하게 청춘을 준비하며, 열심히 미래를 만들어가자. 너희 모두를 진심으로 응원할게!”
끝으로 그는 부평고등학교 은사님들께도 깊은 감사를 전했다.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 보내주신 응원과 격려, 늘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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